무인점포에서 장난감 훔친 아이 찾으려고 매장에 CCTV 사진 붙여…“문제 될 수 있나?”
무인점포에서 장난감 훔친 아이 찾으려고 매장에 CCTV 사진 붙여…“문제 될 수 있나?”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지만,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 있어

무인 점포에서 장난감을 훔친 초등학생의 CCTV 영상 사진을 매장에 붙여놓고 그를 찾은 게 명예훼손이 될 수 있나?/셔터스톡
A씨가 초등학교 앞에서 무인 편의점을 운영하는 데, 9살 아이가 장난감을 결제하지 않고 가져갔다. 절도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A씨는 그 아이를 찾기 위해 CCTV에서 그 장면을 캡처해 매장에 붙여 놓았다.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 밑에 ‘이 사진 주인공은 연락을 달라. 또 이 사람을 아는 사람도 연락을 달라’는 메시지도 첨부해 두었다. 그리고 또래 학생들이 매장에 오면 사진을 보여주며 그 아이를 아는지 물었다.
며칠 후 해당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고, 그의 부모와도 통화를 했다. 그런데 아이의 부모는 교육 차원에서 이 사건을 신고하라고 권했다. 그리고 상대방도 A씨를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A씨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법무법인 일신 강남분사무소 최동원 변호사는 “이 사안의 명예훼손죄 성립 여부는 ①누구를 지칭하는지 알 수 있느냐 하는 특정성 문제 ②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이 적시되어 있는지(사실, 허위 사실 불문) ③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었느냐 하는 3대 쟁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변호사는 “일단 아이 친구들이 사진으로 해당 아동을 알아보았다는 것을 보면 특정성은 쉽게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금옥 신현돈 변호사는 “‘공공의 이익’이나 ‘업무로 인한 정당행위 등의 위법성 조각 사유를 주장할 수는 있지만, 게시물 부착 경위, 표현의 방법, 부착 이후의 정황 등을 감안할 때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변호사 정재익 법률사무소’ 정재익 변호사는 “이 밖에도 CCTV 영상을 무단으로 게시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또 아동의 사진을 게시하고 다른 아동들에게 신원을 확인한 행위는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아동학대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정 변호사는 “A씨는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지만, 그 행위가 공익을 위한 것이고 그 내용이 진실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위법성 조각’은 형식적으로는 범죄 또는 불법행위의 조건을 갖추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위법이 아니라고 인정할 만한 사유를 말한다. 면책사유라고도 말한다.
정 변호사는 “A씨의 행동이 절도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점, 아동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했다는 점 등이 고려될 수 있고, 또 범죄 예방이라는 정당한 목적이 있었다는 점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복잡한 법적 쟁점들이 얽혀있는 만큼,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