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폭행당했는데…경찰 부실수사, '반쪽 재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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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 폭행당했는데…경찰 부실수사, '반쪽 재판' 위기

2026. 06. 02 12:4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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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만 기소, 모욕·협박은 불송치…피고인 출국하면 처벌길 막히나

외국인에게 폭행당한 피해자가 여러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이 상해죄만 송치해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외국인에게 폭행당해 상해·모욕·협박으로 고소했지만 경찰이 상해죄만 콕 집어 송치하고 나머지는 혐의없음 처리했다.


피해자는 부실수사를 주장하며 이의 신청했지만, 상해 재판은 예정대로 열릴 처지다.


전문가들은 '피고인이 출국하면 모든 게 끝'이라며, 남은 혐의를 함께 심리하기 위한 '속도전'이 관건이라고 경고했다.


상해는 재판, 모욕은 '혐의없음'…경찰의 '쪼개기 송치'


외국인 가해자에게 폭행을 당한 A씨는 상해·폭행·모욕·협박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경찰은 증인 조사와 CCTV 확인 등 기본적인 수사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모욕·협박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상해 혐의만 검찰로 넘어갔고, 검찰은 A씨에게 카카오톡으로 「상해 부분에 대해 구공판(정식재판)으로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경찰의 수사 결과에 납득할 수 없었던 A씨는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따라 모욕·협박 혐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미 진행 중인 상해 재판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A씨는 이의신청으로 보완수사가 진행되면 상해 재판이 자동으로 연기되거나, 모든 혐의가 하나의 재판으로 묶여 진행될 수 있을지 애를 태우고 있다.


이의신청해도 재판은 그대로…법적으로는 '별개 사건'


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안타깝지만 A씨의 기대대로 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법적으로 상해 재판과 모욕·협박 혐의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는 '별개'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상해 사건과 모욕·협박 사건은 절차상 별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입장에서 검찰이나 법원에 "모든 혐의를 함께 심리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서를 제출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법적 강제력은 없다.


법률사무소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피해자가 제출한 요청만으로 검찰이나 법원이 반드시 공판을 연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라며, 최종 결정은 검사와 법원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상해 재판이 먼저 끝나 유죄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추후 모욕·협박 혐의에 대한 추가 기소는 가능하다. 상해죄, 모욕죄, 협박죄는 각각 보호하는 법적 이익과 범죄 내용이 달라 '하나의 범죄'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동일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하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피고인 출국하면 끝'…병합 심리 위한 '속도전'이 관건


법리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현실은 다르다. 가장 큰 변수는 가해자가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이 사건의 핵심으로 '시간 문제'를 꼽았다. 조 변호사는 "상해만 먼저 확정될 경우, 추가기소가 법리상 가능하더라도 외국인 피고인은 형 확정 이후 강제퇴거되거나 출국하여 후속 절차의 신병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어, 나중에 기소할 수 있다는 점이 실질적 보장이 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결국 모든 혐의에 대해 제대로 처벌을 원한다면, 상해 재판의 1심 변론이 종결되기 전에 모욕·협박 혐의에 대한 보완수사가 신속히 끝나고 추가 기소까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법원이 하나의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함께 다룰 '병합 심리'를 고려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씨가 단순히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이의신청 과정에서 경찰의 수사 미진(CCTV 미확보, 증인 조사 누락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검사에게도 이런 사정을 담은 의견서를 적극 제출해 보완수사를 촉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쪼개진 재판'을 막고 가해자의 모든 범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적극적인 대응과 '속도전'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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