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만원 자전거 훔친 초범의 눈물, 합의 실패했는데 벌금은?
90만원 자전거 훔친 초범의 눈물, 합의 실패했는데 벌금은?
변호사 7인 "실질적 피해 회복이 관건, 100만원 선 예상…벌금도 전과"

90만원짜리 자전거를 훔친 A씨는 합의에 실패했지만, 초범이고 피해를 모두 회복시켜 100만원 내외의 벌금형이 예상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합의 실패한 90만원 자전거 절도, '300만원 벌금' 걱정했지만…변호사들이 '100만원' 예상한 결정적 이유
90만원짜리 자전거, 단 한 번의 실수가 '전과자'라는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를 새길 위기다. 피해자는 합의를 거부했고, A씨의 시간은 법원의 처분만을 기다리며 타들어 가고 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A씨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생애 처음 저지른 범죄, 90만 원짜리 자전거를 훔친 그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깊은 후회를 거듭했다.
"만나고 싶지 않다"…피해자의 한마디에 무너진 합의의 꿈
A씨의 사건은 형법 제329조가 규정하는 '절도죄'에 해당하며, 흉기를 사용하거나(특수절도) 상습범이 아니기에 법적으로 가중처벌 요소는 없는 '단순 절도'였다.
그는 어떻게든 잘못을 되돌리고 싶었다. 훔쳤던 자전거는 물론, 사라진 부품까지 수소문해 원래 주인에게 모두 돌려주며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썼다.
하지만 경찰을 통해 전해 들은 피해자의 "만나고 싶지 않다"는 한마디는 절망 그 자체였다. 형사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감형 사유인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순간이었다.
"300만원은 드물다"…전문가들이 내놓은 의외의 벌금 액수
A씨의 불안과 달리, 법률 전문가들은 의외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다수의 변호사들이 초범이고 피해가 모두 회복된 점을 들어 100만 원 안팎의 벌금형을 예상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초범이고 피해물품이 피해자에게 돌아간 경우라면 벌금 처분이 되더라도 100만 원은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벌금액은 보통 100만 원에서 300만 원 선에서 결정되며, 3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해 A씨가 우려하던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의 이러한 예측은 A씨 사건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 심사만으로 벌금형이 결정되는 '약식명령'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검사가 벌금형을 구형하며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하면, 판사는 별도의 재판 없이 기록을 검토해 형을 결정한다. A씨가 우려하는 것처럼 법정에 직접 출석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합의서' 없어도 괜찮다? 판사가 진짜 보는 것은 따로 있다
전문가들이 이처럼 낮은 수준의 벌금형을 예상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법원이 양형(형의 무게를 정하는 과정)을 결정할 때 합의서라는 '서류' 자체보다 '실질적인 피해 회복' 여부를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A씨의 경우, 비록 피해자의 서명을 받은 합의서는 없지만 자전거와 부품을 모두 돌려줘 금전적 피해를 완벽히 회복시켰다. 김경태 변호사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피해 회복을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은 법원에서 양형에 긍정적인 요소로 반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합의에 실패했더라도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 자체가 법정에서 A씨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벌금형도 '전과'…한순간의 실수가 남기는 주홍글씨
하지만 여기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벌금형 역시 명백한 범죄기록, 즉 '전과'로 남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황순철 변호사는 "벌금형도 전과에 해당하기에 합의를 통해 최대한 양형요소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피해자가 직접 만남을 거부한다면 변호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합의를 시도하거나,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모를 때도 법원에 일정 금액을 맡기는 '형사 공탁'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나는 배상할 의지가 충분하지만, 피해자가 거부하여 어쩔 수 없이 법원에 돈을 맡긴다"는 의사를 판사에게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합의서만큼은 아니지만, 양형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최후의 카드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