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속인 '짝퉁 명품백' 판매자…사기죄로 고소했지만, 따로 불러 가방값 돌려받아도 될까
나를 속인 '짝퉁 명품백' 판매자…사기죄로 고소했지만, 따로 불러 가방값 돌려받아도 될까
중고 명품백인 줄 알고 샀는데⋯알고 보니 '짝퉁'
판매자를 사기죄로 고소했지만 빨리 돈 돌려받고 싶어
확실하게 사기죄 나올 때까지는 주의해야⋯협박죄 또는 공갈죄 가능성 있기 때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명품 가방을 샀는데 알고 보니 가짜였다면? 실제로 이런 사기를 당한 A씨는 판매자 B씨를 고소했지만 하루빨리 돈을 돌려받고 싶다. 따로 불러내 돈을 받아도 될까?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셔터스톡
최근 A씨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명품 가방을 샀다. 중고라고 하지만, 200만원이 넘는 큰돈이 들어갔다. 그런데 막상 가방을 받고 보니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 브랜드 로고 모양의 일부가 미세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박음질 처리도 허술했다.
알고 보니 이 가방은 일명 '짝퉁'. A씨는 곧바로 가방을 판매한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A씨는 B씨에게 돈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A씨의 고민을 지켜본 남자친구는 자신이 B씨에게 접근해 불러내 보겠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가방값과 합의금을 받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빠르고 확실한 방법으로 돈을 받고 싶은 A씨. 남자친구 제안이 솔깃하다.
이런 계획을 실행해도 될지 변호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A씨의 계획을 만류했다. B씨에게 직접 가방값 등을 받아도 되지만, 자칫 △협박죄 또는 △공갈죄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공갈죄나 협박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A씨는 B씨가 고의로 짝퉁 가방을 팔았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확실하게 사기죄라고 인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방값에, 합의금까지 내놔라"고 요구하는 건 협박이 될 소지가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이러한 협박을 통해 돈을 받아내면 '폭행 또는 협박으로 돈을 뜯어내는 범죄'인 공갈죄가 성립될 수 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가방에 문제가 있어 가방값 반환을 요구하는 건데 왜 협박에 공갈까지 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A씨 입장에서는 B씨에게 당연히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어도 상대방(B씨)이 공포심을 느끼게끔 협박했다면 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대법원 또한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해도, 그 권리행사의 수단방법이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인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때에는 공갈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변호사들은 사기죄 유무가 가려질 때까지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법무법인 혜화의 박호동 변호사는 "명백한 사기라고 인식하고 고소했어도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변호사들은 가방을 판매한 B씨에 대한 형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합의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호동 변호사는 "최소한 경찰이 수사한 결과, 사기 혐의가 인정된다는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린 후 합의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명수 변호사는 수월한 합의를 위해 엄벌탄원서를 제출하라는 조언을 했다. 김 변호사는 "B씨에 대한 엄벌탄원서를 제출해 가해자를 압박한 뒤, 합의를 끌어내는 게 현명한 대처 방법일 것"이라며 "합의금은 피해 금액과 정신적인 위자료 정도를 추가해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