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군인 재테크 딜레마, 내 집 전세도 '불법 투잡'?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직업군인 재테크 딜레마, 내 집 전세도 '불법 투잡'?

2025. 09. 19 09:5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군인복무기본법 '겸직금지' 조항에 발목 잡힌 군인들…단순 임대와 영리 행위의 아슬아슬한 경계, 법적 해법은?

월급만으로는 자산 형성이 어렵다고 본 직업군인 A씨가 비어 있는 빌라 2채를 전세 주었다가 징계 위기에 놓였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월급만으론 빠듯한데…빌라 2채 전세 주려다 징계 위기에 놓인 어느 직업군인의 하소연


내 집 전세 줬다가 징계받을 수 있다는 사실, 직업군인 A씨는 꿈에도 몰랐다. 월급만으로는 자산 형성이 막막한 현실 속에서, 비어있는 빌라 두 채를 임대해 살림에 보태려던 그의 계획은 ‘군인’이라는 신분 앞에서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부동산 임대라는 ‘재테크’를 해도 괜찮은 걸까. A씨의 사연을 통해 군인의 겸직금지 딜레마를 깊숙이 들여다본다.


월급만으론 막막한데…내 집 전세가 '불법 투잡'?


A씨의 발목을 잡는 것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기본법) 제30조, 일명 ‘겸직금지 조항’이다. 이 법은 “군인은 군무(軍務)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한다”고 명시한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군인의 직무 전념성을 보장하기 위한 강력한 규제다.


특히 법 시행령은 금지되는 업무를 ‘계속적으로 재산상의 이득을 목적으로 하는 업무’로 구체화하고 있어 논란의 불씨를 남긴다. 법무법인 중산의 김영오 변호사는 “세제 혜택 등을 위해 ‘임대사업자’로 정식 등록하는 순간, 이는 명백한 영리 행위로 간주돼 원칙적으로 겸직금지 의무 위반 소지가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재테크 한번 하려다 징계라는 서늘한 현실과 마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어쩌다 한 번 vs 상습적 임대…징계 가르는 '사업성'의 모호한 경계


그렇다면 임대사업자 등록 없이 개인적으로 집을 빌려주는 건 괜찮을까. 여기서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법무법인 쉴드의 이진훈 변호사는 “단순히 보유 주택을 임대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유권해석도 존재한다”며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처럼 해석이 엇갈리는 이유는 법원이 임대 행위의 ‘사업성’ 여부를 까다롭게 따지기 때문이다. 법원은 ▲임대차 계약의 빈도 ▲보유 주택의 규모와 수 ▲관리의 적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순 재산 관리인지, 아니면 영리 목적의 ‘사업’인지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부모에게 물려받은 집 한 채를 장기 전세 놓는 것과 여러 오피스텔을 단기 월세로 돌리며 적극적으로 세입자를 구하는 행위는 법적 평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빌라 2채를 임대하려는 A씨의 계획은 바로 이 모호한 경계선 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셈이다.


장관 허가, 하늘의 별 따기?…'직무 전념' 증명해야 열리는 유일한 문


결국 A씨와 같은 군인이 합법적으로 임대 수익을 얻는 가장 안전하고 유일한 방법은 ‘국방부 장관의 허가’를 받는 것이다. 군인복무기본법은 영리업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도 “국방부장관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물론 허가의 문턱은 결코 낮지 않다. 허가를 받으려면 자신의 임대 활동이 ▲직무 능률을 떨어뜨리지 않고 ▲군무에 부당한 영향을 주지 않으며 ▲군의 위신을 손상시킬 우려가 없다는 ‘3대 조건’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헌법재판소 역시 “군인은 일반 국민보다 강한 기본권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고도의 직무 전념성이 요구되는 군인에게 ‘투잡 허가’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일 수 있다는 뜻이다.


A씨의 고민은 ‘국가 수호의 의무’와 ‘개인의 재산권 행사’라는 두 헌법적 가치가 충돌하는 현장을 생생히 보여준다. 법의 엄격한 잣대와 팍팍한 현실 사이에서, A씨와 같은 군인들의 재테크 고민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