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위 상실’ 위기 신경호 교육감의 승부수, “핵심 증거부터 위법” 무죄 뒤집기 총력전
‘직위 상실’ 위기 신경호 교육감의 승부수, “핵심 증거부터 위법” 무죄 뒤집기 총력전
항소심 첫 공판서 ‘녹음파일 증거능력’ 정면 조준
증인 재신문 카드로 반전 꾀해

신경호 강원교육감, 항소심 첫 공판서 녹음파일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당선무효형을 뒤집기 위한 전면 무죄 공방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불법 선거운동과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전면 무죄를 주장하며 법적 공방의 서막을 알렸다. 신 교육감 측은 사건의 향방을 가를 핵심 증거의 절차적 결함을 파고들며 판결을 뒤집기 위한 강력한 법리 대응에 나섰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열린 교육자치법 위반 및 사전뇌물수수 혐의 사건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신 교육감 측은 원심판결의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주장하며 결백을 호소했다.
비밀 사조직부터 뇌물 수수까지…얽히고설킨 '선거 뒷거래' 의혹
이번 사건의 발단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교육감은 당선을 위해 불법 사조직을 설립하고, 그 대가로 금품과 보직을 약속했다는 혐의로 2023년 6월 재판에 넘겨졌다.
주요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신 교육감은 전 교육청 대변인 이 모 씨와 공모해 2021년 7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선거조직을 모집하고 단체채팅방 운영 및 워크숍 개최 등 선거법이 금지하는 사조직을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당선 시 전직 교사인 한 모 씨를 교육청 체육특보로 임용해 주기로 약속하고, 대변인 임용 대가로 이 씨로부터 1,000만 원을 받는 등 총 5건의 뇌물수수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중 한 씨와 관련된 뇌물 및 정치자금 수수 혐의(현금 500만 원 및 리조트 숙박권 등 573만 5,000원 상당)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사조직 설립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 판결을 내렸고, 나머지 뇌물 혐의 4건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독이 든 성과물이다"…핵심 증거 '녹음파일' 증거능력 정조준
항소심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1심 판결을 가른 결정적 요인이었던 전 대변인 이 씨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이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이 파일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해 상당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신 교육감 측은 이날 재판에서도 "핵심 증거인 녹음파일 수집 자체가 위법하게 이뤄졌다"며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을 재차 강조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논리다.
특히 변호인단은 광주고등법원 2023. 6. 1. 선고 2022노409 판결 등을 예로 들며, 피압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자정보를 탐색·복원한 행위의 위법성을 부각했다. 만약 항소심 재판부가 이 주장을 전격 수용한다면 유죄가 인정된 부분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반면 검찰은 1심의 무죄 및 면소 판결이 사실을 오해한 결과라며, 신 교육감 등의 형량이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검찰은 압수 과정의 정당성을 입증해 유죄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증인 재신문' 카드 내민 신 교육감…내년 3월 4일 재판 속행
신 교육감 측은 법리 싸움과 더불어 '증인 재신문'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1심에서 유죄 근거가 된 전직 교사 한 씨의 진술이 검찰의 유도신문에 의한 것이라며, 다시 한번 법정에 세워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미 1심에서 증인신문이 충분히 이뤄졌다"면서도, 예외적인 사유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증인신청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내년 3월 4일 열리는 다음 재판에서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교육자치법에 따라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신 교육감은 즉시 직위를 상실하게 된다. 강원도 교육 행정의 수장이 공석이 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절차적 정의'와 '실체적 진실'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교직원 및 시민단체 대표단은 재판부에 1,138장의 탄원서를 제출하며 신속한 재판과 엄벌을 촉구하고 있어, 향후 재판 과정에서의 사회적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