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몇 번에 스토킹 고소라니"…14살차 커플의 이별 전쟁
"연락 몇 번에 스토킹 고소라니"…14살차 커플의 이별 전쟁
헤어진 36세 남친에 카톡 보낸 22세 여성…법조계 "성별·나이보다 반복적 불안감 유발이 핵심"

14살 연상 전 남자친구에게 재결합을 요구한 22세 여성이 스토킹 혐의로 피소됐다. / AI 생성 이미지
헤어진 14살 연상의 남자친구에게 '다시 만나자'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던 22세 여성이 스토킹 혐의로 고소당해 법적 자문을 구했다.
여성의 지인은 나이 어린 여성이 매달렸다는 이유로 처벌받는 것이 억울하다고 호소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는 성별이나 나이와 무관하게 '행위' 자체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과거 연인 관계였다는 특수성과 구체적인 연락 경위 등은 처벌 수위를 정할 때 참작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막말로 이게 스토킹?"…억울함 토로한 지인
최근 한 법률 상담 플랫폼에는 36세 남성과 교제하다 헤어진 22세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여성의 지인은 "여자가 남자를 오랜시간 붙잡는 상황이 있었는데 (집앞에 찾아가거나 그러진 않았고 오로지 카톡으로만)' 연락했다가 스토킹 혐의로 고소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막말로 나이차이 많은 남자한테 연락 몇번 했다고 스토킹 처벌 받는게 어이가 없어서요;"라며, 대부분 남성이 여성을 스토킹하는 사회 통념과 다른 상황에서 동일한 법의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법의 저울, 성별·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법률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는 성별이나 나이로 달리 판단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장우의 이재성 변호사는 "여성의 의사에 반하여 남성이 연락을 하는 상황이든, 그 반대로 남성의 의사에 반하여 여성이 연락을 하는 상황이든, 근본적으로 다르게 판단되지 않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재헌 변호사 역시 "스토킹 범죄는 남녀 관계나 나이 차이와 무관하게 행위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스토킹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할 때 성립하며,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메시지 전송도 스토킹 행위의 한 종류로 명시돼 있다.
'관계의 특수성' 참작될까?…엇갈린 전문가 시선
그렇다면 과거 연인이었고, 14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특수한 관계였다는 점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 걸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김일권 변호사는 "나이 차이가 있고, 카톡으로 만 연락한 것이기 때문에, 참작 사유가 됩니다"라며 "여자가 연락 몇 번 한 것으로 스토킹 범죄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경찰 출신인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도 "법원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관계의 특수성을 배경사정으로 참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법률사무소 두루라기의 이주락 변호사는 나이나 관계의 특수성을 주된 방어 논리로 내세우는 것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말씀하신 부분들은 법적으로 타당한 방어 수단이 아닙니다"라고 지적하며, "제가 제시하는 전략은, 그동안 두 사람이 연애하며 있었던 모든 일과 마지막에 붙잡으려 했던 그 행동을 '총체적으로 볼 때', 여자측의 마지막 연락들이 스토킹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라고 다른 접근법을 제시했다.
스토킹 피소, 감정 호소보다 법리 대응이 관건
전문가들은 일단 고소가 접수된 이상 감정적인 호소보다는 법리적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LKB평산의 강광민 변호사는 지속적인 연락의 배경과 의도를 정리하고, 상대방이 불안감을 느낄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합의 시도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스토킹 사건은 피해자와의 합의를 통해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능하다면 합의를 시도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다만 합의 시도 과정에서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스토킹 사건 등의 경우 가해자가 직접 피해자와의 합의를 시도할 경우 합의가 무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법률 대리인을 통한 접근을 권했다.
결국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는 연락 횟수, 내용, 상대방의 반응 등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스토킹의 핵심 요건인 '반복성'과 '불안감 유발'에 해당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