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근해야 준다"는 수당, 통상임금 아니라는 법원…1.3억 체불 혐의 사장님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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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근해야 준다"는 수당, 통상임금 아니라는 법원…1.3억 체불 혐의 사장님 '무죄'

2025. 10. 27 16:5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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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6일 만근' 조건 붙은 직무수당

법원 "고정성 없어 통상임금 아니다"

직원 57명에게 1억 3000만원이 넘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버스회사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직원 57명에게 1억 3000만원이 넘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버스회사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검찰이 문제 삼은 직무수당이 '월 26일 만근'이라는 조건이 붙어있어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고정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떼인 수당 1.3억"…법정으로 간 버스회사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강민기 판사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버스회사 대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024년 12월 11일 밝혔다. A씨는 두 버스회사를 운영하며, 2020년부터 3년간 정비직 근로자 57명에게 연장·야간근로수당 등 총 1억 339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갈등의 핵심은 '직무수당'이었다. 근로자들은 연장·야간수당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에 직무수당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사는 이를 제외하고 수당을 계산해 지급해왔고, 검찰은 이것이 임금체불이라며 A씨를 기소했다.


법원의 판단 "'만근' 조건, 통상임금의 고정성 깨뜨렸다"

법원의 판단은 검찰과 달랐다. 재판부는 직무수당이 통상임금의 핵심 요건인 '고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고정성이란 "근로자가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받을 것이 확정된 성질"을 의미한다. 하루만 일하고 다음 날 퇴사하더라도 그 하루치에 대해 당연히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임금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직무수당은 '3년 이상 근무'와 '월 26일 만근'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만 지급됐다. 실제로 병가나 결근으로 한 달을 채우지 못한 근로자들은 직무수당을 받지 못한 기록이 급여명세서에서 확인됐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근로를 제공하고 다음날 퇴직하는 경우, 만근일을 충족하지 못해 직무수당을 받지 못하게 된다"며 "이는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확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엇갈린 진술, 객관적 자료의 승리

재판 과정에서는 진술이 엇갈리기도 했다. 일부 근로자들은 근로감독관의 전화 조사에서 "만근 여부와 관계없이 직무수당을 받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급여명세서 등 객관적인 자료와 배치됐다.


노동조합 지부장마저 법정에서는 "잘 모르고 답변한 것"이라며 "만근을 해야 직무수당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결국 법원은 "진술 증거보다 객관적인 자료가 우선한다"며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임금체불 무죄, 왜 나올까?

이번 판결처럼 임금체불 사건에서 사용자가 무죄를 받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최근 5년간의 판결을 분석해보면, 무죄의 핵심 키워드는 '다툼의 여지'와 '고의성 입증 실패'로 요약된다.


  • 통상임금 범위 다툼: 이번 사건처럼 특정 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법리적 해석 다툼이 있을 경우, 고의적인 체불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 근로자성 문제: 학원 강사, 상담원 등 계약 형태가 애매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자체가 불분명할 때 사용자의 임금 지급 의무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다.
  • 포괄임금제 효력 논란: 연장·야간수당을 미리 연봉에 포함하는 포괄임금 계약의 유효성을 두고 다투는 경우, 사용자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결국 형사처벌은 '고의로 법을 어겼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하는데, 임금 계산 방식이나 근로 형태에 대한 해석상 논란이 있으면 검찰의 입증이 쉽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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