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실수로 '실화죄' 피의자... 사과 한마디에 운명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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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실수로 '실화죄' 피의자... 사과 한마디에 운명 갈린다

2025. 09. 26 12:4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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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한 건물 그을림에 경찰은 "피해자에 사과하라" 권유. 법조계는 "형사 합의가 기소유예 가르는 핵심, 보험사 구상권은 별개 문제"라고 조언한다.

한순간의 실수로 건물 외벽을 그을려 실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A씨. 지금 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작은 불씨가 부른 '전과자 위기'..."사과가 먼저냐, 보험이 먼저냐"


한순간의 실수로 건물 외벽을 그을려 실화죄(과실로 불을 내는 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A씨. 수사관으로부터 "피해 건물 관리인에게 사과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구체적인 안내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A씨의 머릿속은 "보험 처리가 될 텐데 굳이 사과해야 하나? 나중에 보험사가 나에게 돈을 청구하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으로 가득 찼다.


"사과와 합의가 최우선"... 기소유예 향한 '골든키'


법조계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사과와 합의가 먼저"라고 강조한다. 실화죄는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가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피해 정도가 적고 초범이라면 기소유예 처분도 가능하다"며 "보험 혜택으로 손해가 회복되더라도 피해자와의 합의는 중요한 양형요소"라고 설명했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혐의를 인정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피해자로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처벌불원서)를 받는 것이 '전과자'가 되지 않는 가장 확실한 길인 셈이다.


"보험 처리 믿었다간 '구상권 폭탄' 맞는다"


A씨의 고민처럼 건물주가 화재보험에 가입했다면 일단 보험사가 수리비를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보험사는 지급한 보험금만큼 화재 원인 제공자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권리, 즉 '구상권'을 행사한다.


캡틴법률사무소의 박상호 변호사는 "상대방 보험 유무는 미지수"라며 "수리비 견적을 받아보고 피해자에게 직접 배상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험 처리가 된다고 해서 금전적 책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책임의 주체가 건물주에서 보험사로 바뀔 뿐이라는 의미다.


진심 어린 사과, 그리고 '두 개의 트랙' 전략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투 트랙' 전략을 제시한다. 우선 형사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합의를 시도해야 한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남희수 변호사는 "단순히 사과문을 작성하는 것보다 진심 어린 사과와 피해 복구 의사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민사적 책임에 대비해야 한다. 향후 보험사로부터 구상권 청구가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대한 과실이 아니었다면 손해배상액 경감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피해가 경미하고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민사적으로도 책임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결국 작은 불씨로 시작된 위기는 '진심 어린 사과'라는 형사적 대응과 '구상권 대비'라는 민사적 대응을 모두 슬기롭게 해쳐나가야 끝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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