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 한 통에 '고소' 선언…'성파트너' 제안, 죄가 될까?
DM 한 통에 '고소' 선언…'성파트너' 제안, 죄가 될까?
법조계 "통매음 성립 어려워…오히려 협박죄로 역고소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대학 후배에게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성파트너' 관계를 제안했다가 고소 위기에 몰린 대학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성적 묘사나 반복성이 없었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오히려 고소를 빌미로 한 협박은 그 자체로 범죄가 될 수 있다며 상황이 역전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고민 상담이 '성파트너' 제안으로…사과했지만 돌아온 건 '고소장'
사건의 발단은 평범한 SNS 대화였다. 대학생 A씨는 후배 B씨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답장을 보내며 대화를 시작했다.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던 A씨는 과거 '성파트너 제안'을 받았던 경험을 이야기했고, 대화의 흐름 속에서 B씨에게 "나랑 성파트너 관계를 가지는 건 어떻냐"고 물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다른 성적인 발언은 일절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B씨가 제안을 거절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A씨는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B씨는 "고소장을 작성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순식간에 피고소인 신세가 될 위기에 처한 A씨는 법률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통매음' 유죄? 전문가들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 있어"
A씨의 행동은 형사 처벌 대상이 될까. 변호사들은 핵심 쟁점인 통신매체이용음란죄(성폭력처벌법 제13조)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뒀다.
통매음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통신매체로 전달해야 성립한다. 이진채 변호사(법률사무소 가호)는 "대화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흘러가다 나오고 바로 정지한 정도라면 통매음으로 보기에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도 있는바 실제 고소시 적극적으로 수사기관 조사 대비를 하시면 됩니다"라고 조언했다.
즉, 대화의 전체 맥락과 표현 수위, 일회성 제안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범죄 성립을 다투어볼 만하다는 것이다.
"죄 안 되는데 합의금 요구하면 공갈"…상황 역전되나
오히려 전문가들은 B씨의 행동이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검사 출신인 민경철 변호사(법무법인 이엘)는 "아무런 죄도 되지 않습니다. 죄가 되지 않는데 합의금을 달라고 하는 것은 공갈죄가 되며, 고소하겠다는 협박 자체도 협박죄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단언했다.
A씨가 반대로 B씨를 고소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 역시 "상대방이 자꾸 고소 운운하면 협박으로 신고하겠다고 말씀하시면 되겠습니다"라고 거들었다. 섣부른 고소 예고가 자신을 피의자로 만들 수 있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고소당했다면? "고소장부터 파악하고 대응해야"
만약 B씨가 실제 고소장을 접수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증거를 확보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대화 내용 전체를 증거로 보존하고 오해를 살 수 있는 추가적인 접촉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지금의 유헌기 변호사는 구체적인 절차를 제시하며 "만약 고소가 실제로 되었다면, 정보공개청구를 통하여 고소장 내용을 파악한 후 대응하여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씨가 여러 차례 사과한 점 역시 실제 문제가 되더라도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수사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확한 사실관계를 소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