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육 흉기로 찌르고 부모 돈 갈취한 패륜아…법원 "그래도 상속권은 못 뺏는다"
혈육 흉기로 찌르고 부모 돈 갈취한 패륜아…법원 "그래도 상속권은 못 뺏는다"
법원 "폭행·협박 신고 사실은 인정되나 살해 의도 입증 부족"
부모 향한 가혹행위도 현행법상 상속결격 사유 안 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흉기로 찌르고 살해 협박까지 한 혈육의 상속권을 빼앗아 달라는 소송이 제기됐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부모인 망인이 지난 2025년 7월 사망한 뒤, 자녀인 A씨(원고)는 또 다른 자녀 B씨(피고)를 상대로 "상속권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흉기 찌르고 협박한 핏줄⋯ "상속 자격 없다" 소송 내
A씨의 주장은 참혹했다. B씨가 생전 부모를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돈을 갈취해 건강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이어 B씨가 상속 동순위인 자신을 살해할 의도로 흉기로 찌르고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B씨의 행동이 민법상 상속결격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민법 제1004조는 상속결격 사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고의로 직계존속이나 피상속인(재산을 물려주는 사람), 동순위 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경우,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유언장을 위조·파기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엄격한 법의 잣대⋯ "폭행은 인정되나 살해 의도는 부족"
수원지방법원 제14민사부(재판장 문현호)는 과거 A씨가 B씨를 경찰에 신고했던 폭력적 내역들은 사실로 인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2016년 3월 불상의 도구로 원고의 오른팔 상박 부위를 찔러 상해를 가한 사실", "2020년 1월 원고의 목을 조르면서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신고 전화를 하려는 원고를 폭행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
하지만 법원의 최종 판단은 기각이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동순위 상속인인 원고를 살해하려고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폭행과 상해 사실은 객관적으로 인정되나, 상속을 박탈할 법적 요건인 살해의 고의가 완벽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망인을 향한 비윤리적 행위 역시 상속결격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피고가 망인이나 원고에 대하여 비윤리적, 반사회적 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민법 제1004조 각 호에서 정한 상속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현행법상 부모나 가족에게 아무리 가혹한 짓을 저질렀더라도, 직접적인 살인이나 사망 원인 제공, 유언장 조작 등 중대 범죄가 엄격하게 증명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상속권을 강제로 빼앗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