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뺑소니, 경계선 지능장애, 초범… '합의' 벽에 막혀 실형 위기 놓였다
경미한 뺑소니, 경계선 지능장애, 초범… '합의' 벽에 막혀 실형 위기 놓였다
보험 처리했지만 합의금 없어 처벌불원서 못 받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미한 뺑소니 사고를 낸 20대 청년이 ‘합의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실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했다.
경계선 지능장애를 앓는 A씨(20)는 음주나 무면허 상태도 아니었고, 피해자 부상도 경미했지만 검찰로부터 징역 10개월을 구형받았다.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다는 이유가 A씨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피해자 용서 없인 선처도 없다”…발목 잡은 합의 실패
A씨가 법정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지점은 피해자의 용서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A씨는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 형편이 못 됐다”고 호소했다.
자동차 보험으로 피해자의 병원 치료비는 모두 처리했지만, 형사 재판에서 감형의 결정적 열쇠인 ‘처벌불원서’를 손에 넣지는 못했다.
법원은 피고인의 반성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 회복 노력을 핵심 잣대로 삼는다.
변호사 정재익 법률사무소의 정재익 변호사는 “교통사고 사건에서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는 양형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 표시가 없다면 재판부가 선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씨에게 가장 불리한 대목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초범·장애가 판결 뒤집을까
물론 법원이 A씨의 사정을 외면할 가능성은 낮다. A씨에게 유리한 사정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뺑소니는 처음이고 어떤 범죄 전력도 없는 초범이라는 점, 사고 당시 음주나 무면허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 피해자 부상이 전치 2주로 비교적 가볍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특히 A씨가 앓는 ‘경계선 지능장애’는 재판부가 책임의 무게를 저울질할 때 고려할 핵심 요소다.
법무법인 YK 동탄분사무소 김경태 변호사는 “초범인 데다 상해가 경미하고, 지능장애로 인한 사리 분별 능력 부족 등이 참작될 것”이라며 “실형보다는 집행유예 선고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징역 피하면 벌금 폭탄?
A씨의 또 다른 걱정은 ‘벌금 폭탄’이다. 징역형을 피하더라도 수백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도주치상죄(뺑소니)는 법정형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겁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될 경우, 벌금형이 함께 부과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재판부가 징역형과 벌금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구조여서, 이중 처벌의 성격을 띤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