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아파트 줄게" 이혼 요구, 남편의 제안은 함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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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아파트 줄게" 이혼 요구, 남편의 제안은 함정일까?

2026. 05. 26 11: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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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의심 남편의 '별거 합의서' 요구…변호사들 강력 경고

외도를 의심받는 남편이 6억 아파트를 주겠다며 이혼을 요구했으나, 전문가들은 '별거 합의서'가 재산, 위자료 등에서 불리한 함정일 수 있다며 유책 증거 확보를 우선하라고 조언했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 16년 차 주부 A씨는 남편의 이혼 요구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외도를 의심하자 남편은 "이혼하자"고 요구하며 "6억 아파트는 대출금을 갚아서 다 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파격적인 제안 뒤에는 '별거 합의서'라는 치명적인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섣부른 서명 한 번이 재산은 물론 아이들의 미래까지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다며 강력히 경고했다.


"여자 정리해" 아내의 절규에 "이혼하자"며 집 나간 남편


16년간 평온했던 가정은 남편이 10년간 다니던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실직 후 배드민턴 클럽 활동에 몰두한 남편은 주말 새벽에 나가 오후 늦게야 귀가하는 날이 잦아졌다.


의심의 씨앗이 싹튼 것은 지난 3월 20일, A씨가 지하 주차장에서 남편이 차량 블루투스로 한 여성과 통화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부터다.


A씨가 "클럽과 여자를 정리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남편은 외도를 부인하며 통화 기록 공개를 거부했다. 갈등은 극으로 치닫았고, 결국 남편은 "의심받으면서 살 수 없다", "이혼하고 지금의 아파트(6억) 대출금 을 갚아서 다 주겠다"는 말을 꺼냈다.


그리고 며칠 뒤, "취업 준비를 위함"이라는 카톡 메시지 한 통을 남긴 채 집을 나갔다.


'아파트 각서'의 덫… "권리 포기 문구는 독소 조항"


남편의 제안을 두고 혼란에 빠진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별거 합의서'의 위험성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섣불리 서명하면 남편의 혼인 파탄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되고, 재산분할 청구권까지 박탈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장헌 변호사(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별거합의서 자체가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혼인파탄 책임 없음’, ‘재산·위자료 청구 안 함’ 같은 문구가 들어가면 이후 이혼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신선우 변호사(법률사무소 예준) 역시 재산분할·위자료를 포괄적으로 포기하는 조항은 “협상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아파트를 주겠다'는 제안은 남편의 유책 사유가 드러나기 전, 모든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상우 변호사(법무법인 우선)는 “남편분이 직접 이혼을 꺼내신 시점에 6억 상당 아파트 명의이전까지 선제 제안하신 경위는, 본인 유책사유가 드러나기 전에 일괄 정리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재산보다 중요한 두 아들의 미래, 양육권 문제


전문가들은 아파트 소유권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로 '미성년 자녀'의 미래를 꼽았다. 별거 합의서에 자녀 관련 조항을 잘못 명시할 경우, 양육비 지급이나 친권·양육권자 지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은영 변호사(법률사무소 하라)는 “배우자분은 별거와 관계없이 양육비를 지급해야 하므로, 이 부분은 합의서가 아니더라도 반드시 약속받으시고, 양육비가 장기적으로 지급되지 않는다면 별도로 양육비 청구도 고려하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남편의 실직 상태가 양육비 감액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상우 변호사는 “남편분의 실직이 양육비 감액 논거로 활용될 수 있으나, 25년 경력에 근거한 잠재소득 산정으로 다투어 볼 수 있습니다”라며 적극적인 법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금 당장 할 일은 서명 아닌 '증거 확보'


그렇다면 A씨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만장일치로 '증거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남편의 유책 사유를 입증할 자료를 차분히 모으는 것이 섣부른 합의서 서명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영우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실제 성관계 증거가 없더라도 특정 여성과의 밀접한 연락·행동, 주말 장시간 외출, 귀가 패턴 변화 등은 간접 정황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남편이 남긴 이혼 요구 녹음과 카톡 기록, 가출 통보 메시지 등은 모두 A씨에게 유리한 증거다.


고준용 변호사(법무법인 도모)는 “지금은 합의서 작성보다 남편의 귀책을 입증할 증거를 체계화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라고 단언했다.


배우자의 달콤한 제안 뒤에 숨은 법적 함정. 그 제안에 서명하기 전, 내가 무엇을 잃게 될지,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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