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산 옮기고 손은 사각지대로…마을버스 성추행, CCTV에 들켰다
[단독] 우산 옮기고 손은 사각지대로…마을버스 성추행, CCTV에 들켰다
서울중앙지법,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명령도 선고
![[단독] 우산 옮기고 손은 사각지대로…마을버스 성추행, CCTV에 들켰다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50919254668215.jpg?q=80&s=832x832)
마을버스에서 하차하기 전 여성의 왼쪽 엉덩이를 만지고 움켜쥔 A씨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셔터스톡
서울 관악구의 한 마을버스에서 발생한 6초간의 성추행 사건이 벌금 500만 원의 처벌로 이어지며,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엄중한 처벌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하진우 판사는 지난해 7월 1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 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19일 오후 7시 23분경 서울 관악구를 운행하는 마을버스 내부에서 발생했다. A씨는 같은 버스에 탑승한 피해자의 왼쪽 엉덩이 부위에 약 6초간 손바닥을 접촉한 다음 손으로 움켜쥐었다.
범행은 피해자와 버스에 탑승한 남자친구가 A씨의 손이 피해자의 엉덩이에 닿아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목격자인 남자친구는 A씨가 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움켜쥐는 것을 보고 즉시 A씨의 손을 세게 밀쳐내며 범행을 제지했다.
법원은 A씨가 범행을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증거를 종합해 유죄를 인정했다.
특히 버스 내부 CCTV 영상이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 영상에서 A씨는 피해자 일행이 버스에 올라탄 이후, 오른손에 들고 있던 우산을 왼손으로 옮겨 잡는 행동을 취했다. 이어 피해자 일행과 A씨가 하차하기 직전, 그동안 화면에 보이지 않던 A씨의 오른손이 갑자기 위쪽으로 올라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법원은 이러한 행동에 주목했다. A씨가 굳이 우산을 왼손으로 옮겨 잡을 이유나, 오른손을 CCTV 사각지대인 아래쪽으로 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는 점에서, 이는 범행을 위해 의도적으로 오른손을 자유롭게 만든 뒤, 시야에서 벗어난 위치에서 추행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동이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과도 일치한다"며, 이를 근거로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를 적용해 A씨를 처벌했다. 이 법은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행위에 대해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버스는 공중밀집장소에 해당한다.
양형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초범인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부인한 점과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6초라는 짧은 시간의 추행도 벌금 500만 원이라는 상당한 처벌로 이어진 것은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성범죄가 특례법에 의해 가중처벌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고정381 판결문 (2024. 7. 11.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