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헤어졌는데 법원 오라니"…1000만원 합의금 삼킨 '재판 출석 통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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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헤어졌는데 법원 오라니"…1000만원 합의금 삼킨 '재판 출석 통지서'

2025. 11. 06 17:3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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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미수 혐의 A씨의 '날벼락'. 합의가 만능이 아닌 이유, 변호사 6인에게 물었다.

형사 사건에서 피해자와 합의해도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1000만원 합의 후 재판행…'합의=선처' 공식 깨졌다


1000만원을 건네고 피해자에게 '처벌 불원' 약속까지 받았지만, 법원 출석 통지서를 받아든 A씨. 모든 게 끝났다고 믿었던 그의 뒤통수를 친 '합의 후 재판'의 진실은 무엇일까.


이 사연은 합의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 믿는 법률 초심자들에게 서늘한 경고를 던진다.



피해자와 웃으며 헤어졌는데…법원 출석이라니


정체불명의 약물을 타인에게 먹이려 한 상해미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A씨는 '형사조정(범죄로 인한 피해를 법정 밖에서 해결하는 절차)'을 통해 피해자와 만났다. A씨는 1000만원이라는 거액의 합의금을 건넸고, 피해자로부터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말까지 들었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검찰로부터 '불구속 구공판(피의자를 구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형사재판에 넘김)' 통지서가 날아들었다. A씨는 "합의까지 했는데 왜 재판을 받아야 하는지, 덜컥 징역형이 나오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며 법률 상담의 문을 두드렸다.


사라진 합의서, 내 편 맞아?…'기록 속에 답 있다'


A씨의 불안을 키운 건 '합의서'의 부재였다. 분명히 합의했는데, 정작 자신의 손에는 합의서 한 장 없었다. 재판 때 증거로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는 상황.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합의를 했다면 합의서는 이미 수사기록에 첨부되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 역시 "형사조정 합의서는 법원에 제출되어 있을 것이므로, 재판 과정에서 '열람등사신청(사건 기록을 열람하고 복사하는 신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즉, 합의 사실은 A씨가 애써 증명하지 않아도 이미 재판부가 알게 될 핵심 자료라는 의미다.


먼저, 합의는 가장 강력한 '선처의 열쇠'다.


그렇다면 A씨는 징역형을 완전히 피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피해자와의 합의가 징역형 가능성을 크게 낮춘다고 봤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검사 출신 변호사는 "상해미수 사건에서 1000만원에 합의했다면 특별한 전과가 없는 한 실형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초범이고,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했으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은 재판부가 형량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양형 사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의가 '실형 방어의 만능열쇠'는 결코 아니다.


'합의'가 곧 '면죄부'는 아니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약물 상해미수 사건의 경우, 판검사가 성범죄를 전제로 했다는 심증을 가질 수 있다"며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면 합의했더라도 단기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알파 전재영 변호사도 "합의는 중요한 사유지만 무조건 실형을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합의는 '유리한 출발선'일 뿐, 결승선까지 안심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재판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선처' 이끌 최후의 변론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선처를 위한 필승 전략'은 다음과 같다. 재판부를 설득하기 위해 합의서 외에 반드시 제출해야 할 '3대 서류'다.


• 진심 어린 반성문: 범행을 얼마나 깊이 뉘우치고 있는지, 자신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아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 재범 방지 계획서: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한 구체적인 다짐과 실천 계획을 제시해 재범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 가족과 지인들의 탄원서: 피고인의 평소 성품이나 사회적 유대관계를 보여주며 선처를 호소하는 자료로, 객관적인 시선에서 피고인을 변호하는 효과가 있다.


A씨의 사례는 합의만으로 모든 형사 절차가 끝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법의 심판대 위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성실한 태도와 철저한 준비만이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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