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아파 동원훈련 불참했는데…'다음날 진단서'가 발목 잡나
몸 아파 동원훈련 불참했는데…'다음날 진단서'가 발목 잡나
과거 불참 이력까지…병무청 '고발' 통보에 법조계 "인용 까다롭지만 전략적 대응 필요"

훈련일을 착각하고 아파서 동원훈련에 불참한 A씨가 고발되어 전과 위기에 놓였다. / AI 생성 이미지
"훈련일을 착각했고 몸도 아팠다"며 동원훈련에 불참했다가 병무청의 '고발' 통보를 받은 A씨. 그는 불참 다음 날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아 제출했지만, 병무청은 훈련 당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에도 무단 불참 이력이 있는 A씨는 자칫 전과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정당한 사유' 입증이 매우 까다로운 상황이라면서도, '기소유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초기부터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왜 당일이 아닌 다음 날?"…법원이 의심하는 이유
A씨의 사연에서 가장 큰 쟁점은 '다음 날 발급된 진단서'의 효력이다. 훈련 당일 몸이 아팠지만 하루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했던 A씨의 기대와 달리, 법적 잣대는 냉정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원칙적으로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예비군법 위반 사건에서 당일 진료가 아닌 다음 날 진료 기록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대표변호사 역시 "원칙적으로 훈련 당일의 질병 상태가 증빙되어야 하므로 다음 날 진료 기록은 소급 적용이 어렵다"며 이를 '법리적으로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훈련 회피의 고의가 없었음을 증명해야 하는 피의자 입장에서 가장 불리한 지점이다.
홍대범 변호사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가질 의구심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수사기관이 "'정말 아파서 못 갈 정도였다면 왜 당일에 바로 병원을 가지 않았나?'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지적하며, 당일 진료 기록의 부재가 가져올 불리함을 경고했다.
'또 불참이야?'…과거 이력이 더하는 '괘씸죄'
A씨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과거의 행적이다. 그는 이전 동원훈련에서도 1, 2차에 무단으로 불참했다가 3차 훈련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비록 최종적으로 훈련을 이수해 법적 처벌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수사기관은 이 기록을 가볍게 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홍대범 변호사는 "과거에도 무단불참 이력이 여러 번 있다면, 이번 불참 역시 단순 착오가 아닌 고의적인 기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처벌 수위(벌금액 등)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호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변호사 역시 "이전 동원훈련 1차·2차 무단불참 이력은 이번 사건의 처벌 수위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판례도 반복 불참 여부를 양형에서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무법인 평정의 이시완 변호사는 불리함 속에서도 방어 논리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 1·2차 무단불참 이력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나, 당시 3차 훈련을 실제로 이수한 사실이 있으므로 상습적 기피자가 아닌 단순 과실임을 강조하는 논거로 활용할 수 있다"며 역으로 훈련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자료로 삼을 수 있다고 봤다.
'기소유예' 희망은 있나?…변호인단 "이렇게 대응하라"
모든 상황이 불리해 보이지만,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하기 위한 총력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기소유예는 과거 불참 전력으로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급성 증상과 연락 곤란 사유를 소견서·처방·동거인 진술 등으로 보강하고 반성문·재발방지 대책을 내면 시도 가치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가능성이 낮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선처를 호소해 볼 여지는 남아 있다는 의미다.
결국 기소유예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소명이 핵심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초범인 만큼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여 기소유예를 목표로 해볼 수 있다"며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서아람 변호사 역시 "조사 과정에서는 단순히 '깜빡했다'는 식으로만 설명하기보다, 왜 즉시 병원에 가지 못했는지, 왜 다음날 연락하게 되었는지, 실제 증상 상태가 어떠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며 진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병역 의무의 엄중함 속에서, 한순간의 착오와 안일함이 부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A씨의 치열한 법적 대응이 예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