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서 10분 자전거 탔다가 절도범?…'호기심'과 '범죄'의 아슬아슬한 경계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한강공원서 10분 자전거 탔다가 절도범?…'호기심'과 '범죄'의 아슬아슬한 경계

2025. 10. 10 10:5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17세 여고생, 방치된 자전거 잠시 이용 후 절도 혐의 송치…법조계 '불법영득의사' 없어 무죄 가능성, '피해자 합의'가 최우선 과제

친구들과 한강공원으로 나들이 간 A양은 잠시 주인이 자리를 비운 4인용 자전거를 발견하고 10분 정도 이를 집어 탔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10분의 라이딩, 그리고 '절도범'이라는 이름표


친구들과 한강공원으로 나들이에 나섰던 17세 A양은 잠시 주인이 자리를 비운 4인용 자전거를 발견하고 10분간의 짧은 시승을 즐겼다. 하지만 자전거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순간, A양과 친구들은 상상도 못 한 '절도범'이라는 낙인과 마주해야 했다.


사건은 지난 9월 한강공원에서 벌어졌다. A양과 친구 3명은 도로에 세워진 4인용 임대 자전거를 집어 타고 약 10분간 주변을 돌았다. 이들이 다시 자전거를 원래 위치에 가져다 놓으려는 찰나, 자전거 주인이 나타나 이들을 붙잡고 112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학생들을 지구대로 연행해 조사했고, 주인은 "자전거에 있던 쇼핑백과 현금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며 고소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경찰 수색에서 현금은 나오지 않았지만, 사건은 결국 절도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잠깐 타려 했을 뿐…'내 것으로 만들 의도'가 없었다


법조계에서는 A양의 행동이 '사용절도'에 해당해 형사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봤다. 형법상 절도죄는 남의 물건을 영원히 자기 것처럼 사용하려는 '불법영득의사'가 입증돼야 하는데, 잠깐 사용 후 원래 자리에 돌려놓으려 한 정황은 이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주인이 주장하는 현금 분실 역시, 경찰 수색에서 증거가 나오지 않은 만큼 혐의가 인정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과 대신 '보호처분' 가능성…열쇠는 '피해자의 용서'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지만, A양이 만 17세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일반 형사재판이 아닌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은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교육적, 선도적 조치이다.


이 경우, 사건을 조기에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피해자와의 합의다. 법조계는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받아 검찰에 제출하면,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죄는 인정되나 정상을 참작해 기소하지 않는 처분)'로 사건이 종결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수사기관 연락에 가슴 철렁…'변호사 선임'의 갈림길


평범했던 A양의 가족은 생전 처음 겪는 법적 절차 앞에서 "변호사를 꼭 선임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피해자와의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거나 사건이 가정법원으로 넘어갈 경우를 대비해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소년사건은 보호자의 보호 의지와 능력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데, 변호사 선임 여부로 이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A양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없었음을 법리적으로 주장하고, 피해자와의 합의 과정을 중재하며, 만약 소년 재판으로 가더라도 가장 가벼운 처분을 받도록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순간의 호기심이 불러온 이번 사건은 청소년과 부모들에게 법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되묻는 씁쓸한 교훈을 남기고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