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 달 만의 파국, '사실혼의 비극'
결혼 한 달 만의 파국, '사실혼의 비극'
휴대전화 뺏으려다 '가정폭력' 입건…재산분할·위자료 소송까지 휘말린 한 남성의 사연과 법률 전문가들의 진단

결혼 한 달 만에 사소한 다툼으로 가정폭력 혐의를 받은 남편이 아내에게 사실혼 해소 및 위자료 소송을 당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다시 합치고 싶다”는 남편의 호소, “일방 통보로 끝”이라는 법의 냉혹한 현실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한 달, 한 남성이 예기치 못한 법적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에 섰다. 아내와의 사소한 다툼이 ‘가정폭력’ 사건으로 비화하고, 뒤이어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장이 날아들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의 바람과 달리, 법률 전문가들은 ‘사실혼(혼인신고 없이 부부생활을 하는 관계)’의 냉정한 현실을 지적하고 나섰다.
“오지 말라 했을 뿐인데”…가정폭력범 된 남편
사건의 발단은 사소했다. 3년 연애 끝에 지난 10월 결혼식을 올린 A씨 부부. 동거 한 달째 되던 날, 아내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뺏으려 달려들자 A씨는 손을 뻗어 이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아내의 안경 코가 A씨 손에 부딪히며 코에 상처가 났다. 현장에 출동한 응급대원은 “연고만 바르면 된다”고 할 정도로 경미한 상처였다.
하지만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의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사건은 ‘가정폭력’ 혐의로 검찰에 넘어갔다. 설상가상으로 아내는 변호사를 선임해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 소송까지 제기했다. A씨는 “나도 다친 사진이 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며 “다시 합치고 싶어 법원에서 화해 권고나 가정상담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호소했다.
“사실혼, 일방이 원하면 끝”…돌아갈 수 없는 강
A씨의 바람과 달리, 법률 전문가들의 시각은 비관적이었다. 법률혼과 달리 사실혼 관계는 한쪽의 일방적인 의사만으로도 해소가 가능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상대방이 형사고소하고 사실혼 해소 소장까지 보낸 상황에서 합칠 수 있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도하의 김형준 변호사 역시 “사실혼이 끝나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며 “법원에서는 해소의 잘못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질 뿐, 이혼 절차처럼 조정이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A씨가 원하는 법원의 ‘화해 권고’나 ‘가정상담’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다.
진짜 싸움은 ‘위자료’…재산분할은 ‘원상회복’ 수준
변호사들은 이번 소송의 핵심이 ‘재산분할’이 아닌 ‘위자료’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달이라는 극히 짧은 동거 기간 때문에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 거의 없어 재산분할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재산분할 부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결혼 당시 각자 가져온 그대로 돌려주는 수준에서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쟁점은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해야 하는지다. 여기서 A씨의 가정폭력 혐의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법률사무소 엘엔에스 김의지 변호사는 “가정폭력 사건과 관련해 정당방위로 볼 여지도 있어 보인다”며 “상대방이 먼저 휴대폰을 뺏으려 달려든 상황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고라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법률사무소 선진의 황으뜸 변호사는 “가정폭력으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이므로 배우자의 위자료 청구가 일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형사사건의 결과가 민사소송에 미칠 불리한 영향을 경고했다.
전문가들 “형사 방어 우선…변호사 조력 필수”
전문가들은 A씨가 처한 복잡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가정폭력 혐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어해 형사 처벌을 피하거나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후 민사소송에서 사실혼 파탄의 책임이 A씨에게 일방적으로 있지 않다는 점을 입증해 위자료 지급을 막거나 감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변호사는 A씨 역시 자신의 상해를 근거로 맞신고를 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최경섭 변호사는 “의뢰인님도 가정폭력으로 신고할 것을 고려해보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결국 모든 법적 절차를 홀로 감당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조기현 변호사는 “민형사적으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인 바, 조력하는 변호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며 신중한 변호사 선임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