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아내, 홧김에 물건 찬 남편…이혼하면 누구 책임일까?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아내, 홧김에 물건 찬 남편…이혼하면 누구 책임일까?
초6 아들은 “아빠랑 살래요” 호소…시어머니 명의 집에선 나가야 하나

아내에게서 "당신에게 마음이 없다"며 이혼을 요구받은 남편. 전문가들은 아내의 관계 거부와 상담 중단이 혼인 파탄의 주된 원인이라 분석했다. / AI 생성 이미지
남편 A씨는 아내 B씨로부터 “예전부터 당신에게 마음이 없었다”는 말을 들었다. 부부관계에 비협조적이던 아내에게 불만을 표하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순간 화가 치민 A씨는 옆에 있던 스포츠용품을 발로 찼다.
이후 B씨는 이혼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A씨가 관계 개선을 위해 시작한 부부 상담도 B씨는 중간에 그만뒀다. 혼인 파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A씨는 자녀들의 양육권을 지키고, 현재 사는 집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
'사랑 없다'는 아내의 통보 vs 홧김에 물건 찬 남편, 누구 잘못이 더 클까
법률 전문가들은 부부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고 봤다. 다만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A씨가 홧김에 물건을 발로 차고, 전화로 한 차례 욕설을 한 것은 분명 잘못이다.
고순례 변호사는 “남편이 물건을 발로 찬 것, 욕을 한 것이 남편의 잘못으로 인정될 것”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부부 각자의 잘못을 종합해서 판단하고, 그 책임을 비교해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반면 법원은 정당한 이유 없는 성관계 거부나 관계 회복 노력을 저버리는 행위 역시 중대한 혼인 파탄의 사유로 본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법원은 정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성관계를 거부하고, 남편의 관계 회복 노력(부부상담 등)마저 일방적으로 중단하며 이혼만을 종용하는 행위를 민법상 중대한 ‘혼인 파탄의 사유’로 본다”고 짚었다.
이어 “아내의 지속적인 거부와 대화 단절이 혼인 파탄의 더 큰 근본 원인으로 평가받아, 오히려 남편이 위자료를 청구할 여지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아내의 일방적 상담 중단…법원 “혼인 계속 의사 없다는 증거”
특히 아내가 부부상담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은 A씨에게 유리한 정황이 될 수 있다. 법원이 이혼 소송에서 부부 상담 같은 관계 회복 조치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는 것을 ‘혼인 유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신결 윤주만 변호사는 “아내의 지속적인 관계 거부, 부부상담 중도 포기, 반복적인 이혼 요구 등은 혼인 파탄의 귀책 사유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며 관련 기록을 정리해 둘 것을 조언했다.
새올법률사무소 강원모 변호사 역시 “아내가 정당한 사유 없이 관계 회복 노력을 거부한 정황은, ‘혼인관계 회복 불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아빠랑 살고 싶어요” 초6 아들의 호소, 양육권에 결정적일까
양육권 문제에서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아빠와 살고 싶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힌 점은 A씨에게 매우 유리한 요소다.
고순례 변호사는 “큰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라면 자녀의 의사로 양육권이 지정된다”며 “특히 자녀가 전학도 원하지 않고, 아빠와 살기를 원한다면 자녀양육권은 아빠에게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변호사들은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는 상황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아이들의 환경이 갑자기 바뀌는 것을 원치 않아 ‘현재 누가 아이를 데리고 있는가(계속성의 원칙)’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가정법원은 ‘계속성의 원칙’을 매우 중요하게 판단한다”며 “현재의 동거 상태를 반드시 유지하며 주 양육자로서의 역할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어머니 명의의 집,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까
현재 거주 중인 시어머니 명의의 집에 대해서는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원칙적으로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해서만 이뤄진다. 부모님 등 제3자 명의의 재산은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시어머니 명의의 집은 아내의 재산분할 청구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 역시 “시어머니 명의의 주택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부가 주택을 사는 데 돈을 보탰거나 그 가치를 올리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을 B씨가 입증한다면 예외적으로 다툼의 여지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