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도박 첫 조사, '실형'과 '집행유예' 가르는 운명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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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도박 첫 조사, '실형'과 '집행유예' 가르는 운명의 갈림길

2025. 09. 15 11: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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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전문가들 “안일한 대응은 금물…첫 진술이 운명 가른다”

상습도박 혐의로 경찰 출석을 앞둔 A씨. 지금 그가 준비해야 할 것은?/셔터스톡

"2억 썼는데 경찰서 오라네요"…상습도박 혐의, 첫 조사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한다.


상습도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첫 진술이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안일한 대응은 금물이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혐의를 명확히 하고 양형 사유를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것이 최악의 결과를 피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지적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날아온 경찰청 형사기동대의 ‘피의자 출석통지서’ 한 장. 불법도박 연루 통보에 A씨의 머릿속은 하얗게 비었다. 자신이 얼마를 썼는지, 어느 사이트를 이용했는지조차 가물가물했지만, 어림짐작으로 계산한 금액은 적게는 1000만 원에서 많게는 2억 원에 달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혐의 액수를 알려주지 않았고, 그 침묵은 A씨의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상습도박으로 몰리면 어떻게 될까.’ 인터넷 검색창에 떠오른 ‘실형’, ‘징역’ 같은 단어들이 눈앞을 맴돌았다. 당장 다음 주로 잡힌 출석일. A씨는 일단 반성문이라도 써서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혼자 경찰서에 가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 A씨의 절박한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이 일제히 경고등을 켰다.


무작정 반성문만? 첫 조사는 '정보전'이다


전문가들은 첫 조사를 ‘정보전’에 비유한다. 수사기관은 이미 계좌 추적 등을 통해 피의자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증거를 확보한 상태에서 조사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첫 조사 진술에 따라 단순 도박과 상습도박의 갈림길에 설 수도 있다.


서아람 변호사는 “무리하게 금액을 축소하거나 이용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스스로 신빙성을 무너뜨리는 자충수”라고 경고했다.


이슬기 변호사 역시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적용 죄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습도박 인정되면 '실형' 각오해야


가장 큰 공포는 ‘상습도박죄’의 멍에를 쓰는 것이다. A씨처럼 이용 기간이 길고 베팅액이 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 상습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한병철 변호사는 “단순 도박은 형법 상 1천만 원 이하 벌금형이 원칙이지만, 도박 행위가 반복되고 규모가 크면 ‘상습’으로 평가되어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가중처벌이 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창경의 김찬협 변호사의 조언은 상습도박으로 인정될 경우 벌금형을 넘어 실형을 염두에 두고 집행유예를 목표로 변론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서늘한 현실을 보여준다.


조사 연기, '골든타임' 확보의 첫걸음


임박한 조사 일정에 대한 불안감 역시 크다. 다행히 변호사를 선임하면 조사 일정 조율이 가능하다. 조사를 미루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버는 행위가 아니다. 그 시간 동안 자신의 혐의를 정확히 파악하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며, 법률적으로 유리한 증거들을 수집하는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변호사가 정식으로 선임계를 제출한 후, 담당 수사관에게 의뢰인의 사정을 설명하고 자료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유로 출석일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며 “이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정당한 요청이므로 대부분 협의를 통해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악 피할 마지막 기회…'구약식 기소' 노려라


그렇다면 A씨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조언은 명확하다. 변호사를 선임해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경찰이 특정한 혐의 액수와 기간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조사 시뮬레이션을 통해 불리한 진술을 피하고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법률사무소 가호의 이진채 변호사는 “수능 전 모의고사처럼, 수사기관의 조사를 먼저 경험하게 하는 시뮬레이션 과정이 의뢰인에게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도박에 이르게 된 경위, 진지한 반성, 치료 의지 등 양형(형벌의 종류와 정도를 정하는 과정)에 유리한 사유들을 담은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해 선처를 구해야 한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수사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해 정식 재판 없이 벌금형으로 끝나는 구약식 기소 처분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 앞에 놓인 출석통지서는 단순한 종이 한 장이 아니다. 안일하게 대응하면 ‘실형’이라는 나락으로, 전문가와 함께 치밀하게 준비하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라는 재기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는 운명의 갈림길과 같다. A씨의 첫걸음이 그의 미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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