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땐 '3억 용돈', 헤어지니 '횡령 고소'... 연인 간 금전 다툼의 법적 해법은?
사랑할 땐 '3억 용돈', 헤어지니 '횡령 고소'... 연인 간 금전 다툼의 법적 해법은?
년간 3억 원 받은 여성, 남친 외도로 이별 후 피소... 법조계 '명백한 증여 의사 입증이 관건, 형사 대응이 최우선'

마음껏 쓰라며 2년 동안 3억원의 돈을 주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지자, 그는 A씨를 횡령죄로 고소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마음껏 써."
사랑의 속삭임은 2년 만에 "내 돈 3억 횡령했으니 감옥 갈 준비해"라는 저주가 되어 돌아왔다.
남자친구의 외도를 확인하고 이별을 고한 A씨에게 남은 것은 3억 원 반환 소송과 횡령죄 피의자라는 주홍글씨였다. 사랑의 증표가 하루아침에 족쇄가 된 이 사건, 법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사랑의 증표가 '횡령'의 증거로?…'증여'와 '위탁' 사이
2022년 6월 교제를 시작한 A씨는 남자친구로부터 2년간 총 3억 원에 달하는 돈을 받았다. "마음껏 쓰라"는 말과 함께였다. 하지만 2024년 6월, 남자친구의 외도를 알게 된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그는 A씨를 횡령죄로 고소하고, 3억 원을 모두 돌려달라는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사건의 핵심은 남자친구가 건넨 3억 원의 법적 성격이다. A씨는 대가 없이 받은 '용돈'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남자친구는 잠시 맡겨둔 돈이었다며 A씨를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로 몰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증여'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임현수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연인 관계에서 자발적으로 지급한 금전은 원칙적으로 증여(대가 없이 재산을 주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반환 의무가 없다"며 "특히 '마음껏 쓰라'는 명확한 의사표시가 있었다면 증여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증여된 돈은 받은 A씨의 소유가 되므로 횡령죄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훈목 변호사(법무법인 한원) 역시 "금전의 지급 원인이 단순 증여에 해당함을 입증한다면, 수사 단계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고 민사소송에서도 승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형사에서 이겨야 민사도 이긴다…변호인들, '형사 대응' 총력 주문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이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선 '형사 절차'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횡령죄 고소에 대한 경찰·검찰 수사 단계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는 것이 민사소송까지 이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 때문이다.
백창협 변호사(법무법인 오른)는 "형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야 민사에서도 유리하다"고 단언했다.
민경남 변호사(법률사무소 태희)도 "횡령에 대한 방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민사소송 역시 패소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며 형사 대응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카톡, 통화 녹취 있나?…법정의 저울을 움직일 결정적 증거들
결국 A씨에게 남은 과제는 '이 돈이 증여였다'는 사실을 객관적 증거로 증명하는 것이다. 법정은 감정적 호소보다 차가운 증거를 요구한다.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증여의 의사를 입증할 통화내역, 메시지, 목격자 증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전수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상대방이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한다면, 차용증이나 특정 용도가 명시된 거래 내역이 없는 점이 A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의 증표가 이별 후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된 이번 사건. A씨가 법의 심판대 위에서 3억 원의 진실을 증명하고 평온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