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이별' 후 협박당한 남성…"데이트비 내놔" 전 여친, 공갈죄 되나?
'환승이별' 후 협박당한 남성…"데이트비 내놔" 전 여친, 공갈죄 되나?
사생활 폭로 협박하며 금품 요구…변호사들 "명백한 공갈죄, 증거 확보 후 즉시 고소해야"

헤어진 연인이 다른 사람을 만난 것에 격분해,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금품을 갈취한 여성의 행위는 명백한 협박 및 공갈죄에 해당한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헤어진 연인의 '환승'에 격분, "부모님께 알리겠다"며 돈 뜯어낸 여성의 최후는?
다른 사람과 연애를 시작했다는 이유로 헤어진 전 여자친구에게 협박을 당한 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전 여자친구는 남성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했고, 남성은 공포심에 50만 원을 보냈지만 요구는 끝나지 않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명백한 범죄'라며 단호한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네 바람, 부모님·새 여친 직장에 다 까발릴 거야"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남성 A씨는 여자친구 B씨와 헤어진 뒤 다른 여성과 교제를 시작했다. 이른바 '환승이별'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정해진 기간 내에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당신 부모님께 바람피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B씨의 요구는 집요했다. 교제 기간 중 줬던 모든 선물을 반납하고, 없다면 돈으로 환산해 지급하라고 했다. 함께 쓴 데이트 비용까지 전부 정산하라고 요구했다. 심지어 "현재 여자친구의 직장에 퍼트려 사회적으로 매장시킬 수 있다"거나 "같은 헬스장에 오지 말라"는 협박과 강요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B씨의 협박이 두려운 나머지 물건 일부와 현금 50만 원을 보냈다. 하지만 B씨는 "보내지 않은 물건이 있고 돈도 부족하다"며 추가로 돈을 보내지 않으면 폭로하겠다고 협박의 강도를 높였다. A씨는 더 이상 혼자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 법률 상담의 문을 두드렸다.
"도덕적 비난과 별개, 명백한 범죄"…변호사들의 일치된 경고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만장일치로 B씨의 행위가 형사 처벌 대상인 '범죄'라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대청의 김희원 변호사는 "비록 환승한 사실이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지만, 전 여자친구의 이러한 강요 및 갈취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계속 끌려다니기보다는 강력한 형사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은 방어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여러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형법상 협박죄(3년 이하 징역)에 해당한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한장헌 변호사는 "해악을 고지하여 공포심을 유발하는 것은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협박을 수단으로 실제로 50만 원을 받아낸 행위는 처벌이 훨씬 무거운 공갈죄(10년 이하 징역)를 구성한다. 경찰 수사팀장 출신인 법무법인 베테랑의 황순철 변호사는 "상대방은 이미 A씨를 협박하여 50만 원의 이익을 취하는 등 공갈죄의 기수가 성립되었다"고 분석했다. 추가 금품 요구는 공갈미수죄가 된다.
"줬던 선물·데이트 비용, 돌려줄 의무 없다"
전문가들은 B씨가 요구한 '선물 반환'과 '데이트 비용 정산' 역시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연인 사이에 주고받은 선물은 '증여'에 해당해 한번 주면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간다. 따라서 헤어졌다고 해서 돌려줄 법적 의무는 없다.
데이트 비용 역시 마찬가지다. 교제하며 각자 자발적으로 지출한 비용을 이별 후 상대방에게 청구할 권리는 인정되지 않는다.
김경태 변호사는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행위는 협박과 공갈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며, 법적 근거 없는 요구를 협박을 통해 관철하려는 것 자체가 범죄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증거부터 확보하고 추가 송금은 절대 금물"…대응책은?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가장 먼저 '증거 확보'와 '추가 송금 중단'을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지인을 통한 협박 정황, 이미 지급한 50만 원의 이체 내역이 협박의 고의성과 반복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자료가 될 것"이라며 모든 기록을 보존하라고 조언했다.
이후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경찰서에 B씨를 협박죄와 공갈죄 등으로 고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다. 김희원 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고소할 경우, 수사기관에 임시조치로 접촉금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형사 고소와 별개로, 이미 갈취당한 50만 원과 정신적 피해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