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그동안 감사했다" 카톡 남기고 떠났는데…8개월 뒤 "복직시켜달라" 돌변한 팀장
[단독] "그동안 감사했다" 카톡 남기고 떠났는데…8개월 뒤 "복직시켜달라" 돌변한 팀장
법원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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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동료들에게 "그동안 감사했다"는 작별 인사를 남기고 후임자까지 소개해준 뒤 회사를 떠났던 직원이 8개월 만에 돌연 복직과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회사가 이를 거부하며 해고를 통보하자 부당해고라며 소송까지 냈지만, 법원은 직원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법원은 사직서 한 장 없었어도 카카오톡 대화 등을 근거로 자발적 퇴사가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광주의 한 세무사 사무소에서 일어났다. 팀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22년 9월 둘째 아이를 위한 1년간의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하지만 휴직 중에도 2023년 1월 말까지는 계속 출근해 업무를 도왔다.
아름다운 이별처럼 보였던 마지막 출근
문제는 2022년 12월, A씨가 사무실 대표인 세무사 B씨에게 "1월까지만 출근하겠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B씨는 "청천벽력 같다", "아쉽다"며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A씨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갑자기 이런 말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 남은 시간 즐겁게 지내겠다"고 답했다.
이후 A씨의 행동은 퇴사를 기정사실화하는 듯 보였다. 동료 직원에게 "난 떠날 사람인데 뭐하러요~", "나도 고생 고만 할래요~ㅋ"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다른 사무실 직원에게도 "나 관둔다고 챙겨주는 사람은 팀장님밖에 없네요"라며 퇴사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2023년 1월 31일, 마지막 출근 날. A씨는 자신의 후임자를 직원 단체 카톡방에 초대하며 "새로 오신 팀장님이에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카톡방을 나갔다.
8개월 만의 돌변 "복직과 2차 육아휴직 신청합니다"
평화롭게 마무리되는 듯했던 근로관계는 8개월 뒤 반전을 맞았다. 1차 육아휴직 종료를 일주일 앞둔 2023년 9월, A씨는 돌연 회사에 복직 신청서를 냈다. 심지어 복직과 동시에 첫째 아이를 위한 2차 육아휴직을 곧바로 신청했다.
당황한 B씨는 "분명히 퇴사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거부했고, 결국 A씨에게 직무유기, 영업비밀 반출 등을 사유로 한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 A씨는 이를 부당해고라며 노동위원회를 거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카톡이 증거…일방적 해고 아니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강재원)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A씨와 B씨 사이의 근로관계는 A씨의 자발적 사직 의사표시에 따라 종료된 것이므로, 해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회사를 떠나기 전 사장 및 동료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주목했다. A씨 스스로 '떠날 사람', '퇴사', '관둔다' 등의 표현을 사용한 점, 후임자를 소개하고 단톡방을 나간 행동 등은 육아휴직을 앞둔 사람의 인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회사가 뒤늦게 보낸 해고 통지서에 대해서도 "이미 성립한 사직의 효력을 확인하는 선언적 의미"일 뿐, 이를 새로운 해고로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A씨가 갑자기 말을 바꿔 복직을 신청하자, 관계가 끝났음을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B씨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참고] 서울행정법원 제12부 2024구합73158 판결문 (2025. 3. 27.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