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가 날 좋아했다”…법정에서 통하지 않는 ‘위험한 착각’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미성년자가 날 좋아했다”…법정에서 통하지 않는 ‘위험한 착각’

2025. 12. 11 16:0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법률 전문가들 “애정 표현, 감형 사유 안 돼…오히려 그루밍 범죄로 가중처벌 가능성” 경고

미성년자와의 성관계에서 '사랑' 주장은 통하지 않으며, 심리적 지배를 통한 '그루밍' 범죄로 가중처벌될 수 있다. /셔터스톡

“사랑했다”는 변명, 왜 법정에서는 '그루밍 범죄'의 증거가 되나


“미성년자가 먼저 나를 좋아했다”는 성인의 위험한 착각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루밍 범죄’로 가중처벌될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사랑이라 믿었던 관계가 왜 법의 심판대 위에서 ‘아동 착취’로 규정되는지 짚어본다.


“사랑은 변명일 뿐…법의 칼날, 감정 가리지 않는다”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에서 성인이 가장 흔히 하는 착각은 ‘서로 좋아했다’는 감정적 교류가 처벌을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하지만 법의 잣대는 냉정하다.


한 변호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13조에 따르면, 성인이 미성년자와 금전적 대가로 성관계를 맺으면 무조건 처벌된다”고 단언했다. 해당 조항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명시하고 있다.


법은 미성년자를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없는 ‘보호의 대상’으로 본다. 이성준 변호사(법무법인 에스엘)는 “법은 아동·청소년을 성매매의 피해자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면서 “아동·청소년의 성매매 관련 동의나 적극성은 법적으로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즉, 거래의 형태를 띤 관계에서 미성년자의 감정은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는 의미다.


“‘좋아했다’는 주장, 왜 ‘그루밍’의 덫이 되나”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주장은 감형은커녕 오히려 형량을 높이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그루밍(Grooming, 심리적 지배를 통한 길들이기)’ 범죄의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백인화 변호사(백인화 법률사무소)는 “오히려 미성년자의 연령에 따라 그루밍이 있었다고 본다면 형이 가중될 수 있으므로, 사랑했다 좋아했다라는 주장을 함에 있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성인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미성숙한 미성년자의 심리를 파고들어 관계를 형성했다면, 이는 단순 성매매를 넘어선 ‘정서적 학대’로 평가될 수 있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명륜) 역시 “미성년자의 심리적 혼란이나 정서적 영향을 가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어 가중처벌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용 변호사(JY법률사무소)도 “법적으로는 정서적 또는 성적 학대로 평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뒤늦은 고소…과거의 ‘애정 표현’은 증거가 될까”


그렇다면 관계가 파탄 나고 미성년자가 직접 고소했을 때, 과거의 애정 표현들은 성인에게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이 역시 법률가들의 답변은 단호하다.


한 변호사는 “무의미하다”라고 잘라 말하며 “성매매 행위 자체가 불법이므로 처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아청법 위반은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처벌할 수 있는 비친고죄이므로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친밀한 대화나 메시지는 범죄 사실을 뒤집는 증거가 되기 어렵다. 오히려 법원은 미성년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애정과 원망을 동시에 느끼는 ‘양가감정’을 보이는 것을 자연스러운 심리 상태로 이해하며, 해당 메시지를 성인이 미성년자를 심리적으로 종속시켰던 정황으로 판단할 수 있다.


“감형의 유일한 길, ‘위험한 사랑’ 아닌 ‘진심 어린 반성’”


결국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에서 감형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사랑’이라는 변명이 아닌, 명백한 사실 인정과 진심 어린 사죄뿐이다.


홍대범 변호사(홍대범 법률사무소)는 “양형(형의 무게를 정하는 과정)에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은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라며 피해자와의 합의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전수 변호사(법무법인(유한) 한별) 역시 “미성년자와는 합의를 진행하고, 피의자는 반성의 태도로 나가는 것이 더 좋다”며 대응 전략의 수정을 촉구했다. 다만 합의 과정에서 집요한 연락은 2차 가해로 비칠 수 있어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 홍 변호사는 “수사관이나 상대방의 보호자를 통해서 합의 의사를 타진해보라”고 덧붙였다.


법정의 저울과 '보호 책임'이라는 무거운 추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는 피해자의 의사나 감정과 관계없이 매우 심각한 범죄로 다루어진다”며 “이는 미성년자를 보호해야 할 우리 사회의 기본 가치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사건의 본질을 짚었다.


결국 법정의 저울은 ‘사랑의 진실성’이 아닌 ‘미성년자 보호 책임’이라는 무거운 추에 의해 기울어진다. 성인이 증명해야 할 것은 감정의 깊이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부여한 보호 책무를 다했는지 여부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