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폭행에 '처벌불원서' 써주면…양육권 뺏길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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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폭행에 '처벌불원서' 써주면…양육권 뺏길까 두렵습니다

2026. 01. 15 10: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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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가해자가 '양육권 포기'를 조건으로 형사 합의를 제안할 때, 법률 전문가들은 '말 바꾸기'에 대비한 법적 장치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남편 폭행 사건 처벌불원서 제출 시, 형사 기록은 이혼 소송 증거로 활용 가능하다. /AI 생성 이미지

반복된 남편의 폭력에 경찰 신고로 맞섰지만, '양육권을 주겠다'는 배우자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마음이 흔들리는 A씨. 그는 폭행죄로 처벌받을 위기에 놓인 남편을 위해 처벌불원서를 써주는 대신, 아이를 온전히 지킬 수 있을지 법률 전문가들에게 답을 구했다.


A씨는 과거 두 차례나 남편의 폭력을 겪었지만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폭력은 다시 반복됐고, 결국 A씨는 경찰에 남편을 신고했다. 이혼과 양육권 소송을 홀로 준비하며 증거를 모으던 A씨에게 남편은 경찰 연락을 받자 "변호사를 써서 다 막겠다"며 협박했다.


그러던 그가 돌연 태도를 바꿔 합의 이혼과 양육권 포기를 제안해왔다. 형사 처벌을 피하기 위한 '거래'임을 직감했지만, A씨는 아이를 위해 이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처벌불원서 쓰면 폭행 기록도 삭제? …형사와 민사는 별개


A씨의 가장 큰 두려움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는 순간, 남편의 폭행 사실이 '없던 일'이 되어 이혼 소송에서 불리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형사 사건 종결과 민사 소송의 증거 활용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안영림 변호사는 "처벌불원서가 제출되어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것과 이혼소송 시 가정폭력 증거로 사용되는 것은 별개"라며 "실제 폭력이 있었다면 이혼소송 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해 '처벌불원서'를 내면 검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한다. 하지만 경찰 신고 기록과 수사 내용은 그대로 남아 이혼 소송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장휘일 변호사 역시 "처벌불원서를 제출해도 형사기록은 남을 수 있으므로, 향후 이혼소송에서 이를 가정폭력의 증거로 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증거를 잘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육권 주겠다"는 약속, 어떻게 믿나…'말 바꾸기' 방지법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가장 큰 위험은 배우자의 '말 바꾸기' 가능성이다. 정정아 변호사는 "상대방이 현재는 형사 합의가 필요하여 협의이혼, 양육권에 대해 유리하게 이야기하고 있으나, 형사 건이 마무리되면 언제든 말을 바꿀 수 있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변호사들은 배우자의 약속을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처벌불원서 제출 전에 이혼, 양육권에 대한 내용은 녹음이든 문자로든 상대로부터 확인받아 남겨놓으시는 것이 좋겠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서면으로 합의서를 작성하고 공증까지 받아두면 가장 안전하다.


합의서가 '독'이 되지 않게…'이 문구' 반드시 넣어라


그렇다면 처벌불원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조기현 변호사는 "'본 합의는 형사에 한정된다'는 내용을 적고 합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추후 이혼 소송에서 '모든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는 식의 엉뚱한 주장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문구 선택도 신중해야 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원만히 합의했다'는 표현보다는 '현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정도로 기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는 폭행 사실 자체는 인정하되, 처벌 의사만 거두는 것임을 명확히 하는 효과가 있다.


김의지 변호사 또한 "'폭행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소인의 반성을 고려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식의 기재가 추후 활용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남편의 폭행 사실을 이혼 소송에서 증거로 활용하는 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형사 처벌을 면하기 위한 상대의 감언이설에 속아 법적 안전장치 없이 섣불리 처벌불원서를 내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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