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차 중 아이에게 운전대 맡긴 부모, 도로교통법 위반 넘어 '아동학대' 처벌 받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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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차 중 아이에게 운전대 맡긴 부모, 도로교통법 위반 넘어 '아동학대' 처벌 받을 수도

2025. 07. 29 12:5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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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일 때 잠깐'이라지만 기어는 'D'

도로교통법 위반은 물론, 아동복지법상 학대 행위 해당 가능

아이에게 운전대를 맡긴 부모가 “귀엽다”며 자랑했지만, 아동학대 혐의로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남자아이라 그런지 운전대만 보면 환장하네요. 빨리 커서 엄마 운전기사 해줘."


지난 26일, 한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10살도 채 안 돼 보이는 어린 아들이 달리는 차 안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자랑스럽게 올린 이 사진 한 장은 부모를 아동학대 혐의로 처벌받게 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작성자 A씨는 "빨간불일 때 잠깐 앉혀봤다"고 했지만, 사진 속 차량의 기어는 주행 상태(D)에 놓여 있다. 언제든 차가 튀어 나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을 두고 "사고 나면 어쩌려고 저러나", "위험한 순간을 자랑이라고 올리다니" 등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법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차 중'이면 괜찮다?

A씨의 행동은 '정차 중'이었는지, '주행 중'이었는지를 떠나 명백한 법 위반이다.


우선 도로교통법 제39조 제5항은 "영유아나 동물을 안고 운전 장치를 조작하는 등 안전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상태로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를 어길 경우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질 수 있다.


설령 A씨의 말처럼 빨간불에 멈춰 서 있는 동안 아이를 운전석에 앉혔다고 해도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다. 특히 기어가 주행(D) 상태였다는 점은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는 급박한 위험 상황으로, 죄질이 나쁘게 평가될 수 있다.


도로교통법 위반이 끝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A씨의 행동이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을 넘어 '아동학대'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동복지법 제17조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건강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는 물론,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도 금지하고 있다. 아이를 극도의 위험에 노출시킨 행위 자체가 신체적·정서적 학대로 인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되면 처벌 수위는 훨씬 무거워진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우리 법원은 형법상 학대보다 아동복지법상 학대를 더 넓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 A씨의 행동이 아동학대로 인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사고라도 났다면…

만약 A씨의 행동으로 실제 사고가 발생해 아이가 다쳤다면, 부모는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상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과거 대법원은 "11세 아이를 조수석에 두고 내린 사이 아이가 시동을 걸어 사고가 났다면, 운전자가 아이를 먼저 내리게 하거나 시동 열쇠를 빼는 등 사고 방지 조치를 게을리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대법원 1986. 7. 8. 선고 86도1048 판결). 하물며 운전석에 직접 아이를 앉힌 경우는 부모의 과실이 더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아이가 운전대를 잡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이 귀여워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 순간의 즐거움은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법적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다. "빨리 커서 운전기사가 돼 달라"는 부모의 바람은, 자칫 아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자신을 범죄자로 만드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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