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도운 어머니, '가사노동비 3000만원' 요구…돈 주면 이 관계, 끝낼 수 있을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육아 도운 어머니, '가사노동비 3000만원' 요구…돈 주면 이 관계, 끝낼 수 있을까?

2026. 08. 31 11:5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10년간 매달 생활비 지원했지만 갈등 끝 별거…며느리 직장 시위 협박까지, 변호사들 “합의서 없는 지급은 더 큰 분쟁 부른다”

10년간 육아를 도운 시어머니가 3천만원을 요구하며, 안주면 며느리 직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는 등의 협박을 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2014년부터 육아를 도와준 어머니와 함께 살아온 A씨. 그 대가로 매달 현금과 신용카드를 드리고 명절과 제사 등에도 별도로 두둑한 용돈을 챙겨 드렸다.


하지만 최근 어머니는 “그간의 가사노동 대가로 30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돈을 주지 않으면 A씨 아내의 직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는 협박성 문자까지 보내왔다.


A씨는 10년 가까이 이어진 어머니와의 갈등을 끝내기 위해 돈을 주고서라도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 과연 A씨는 돈으로 어머니와의 이 지긋지긋한 관계를 끝낼 수 있을까?


10년간의 부양, 몸싸움과 3000만원 요구로 끝나다


A씨는 2014년 아이가 태어나면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기 시작했다. 매달 현금 40만~50만 원과 한도 150만 원가량의 신용카드를 드렸고, 명절이나 생신, 제사 때는 30만~200만 원의 용돈을 별도로 챙겼다.


하지만 어머니는 계속해서 빚을 만들고, 경조사비나 형편이 어려운 동생을 도와야 한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돈을 요구했다. A씨 아내의 결혼 폐물인 금목걸이나 손주의 돌반지를 몰래 처분하고, A씨의 카드로 산 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일도 있었다. A씨가 어머니의 빚을 대신 갚아 준 것도 여러 번이었다.


최근에도 어머니의 계속된 금전 요구로 다투던 중, 과거 결혼 축의금을 어머니가 마음대로 가져간 문제를 꺼냈다가 몸싸움까지 벌였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 두 사람을 격리했고, 현재 어머니는 동생 집으로 거처를 옮긴 상태다.


이후 A씨는 별거 상태에서도 매달 현금 100만원과 병원비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어머니는 “가사노동의 대가로 3000만원을 주면 더는 가족의 연을 이어가고 싶지 않다”고 통보해왔다. 돈을 주지 않으면 노인단체에 찾아가거나 A씨 아내의 직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는 협박도 이어졌다.


변호사들 “가족 간 가사노동, 법적 지급 의무 없다”


변호사들은 결론부터 말해, A씨가 어머니에게 3000만 원을 지급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분석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성년 자녀의 부모 부양은 도의적, 인륜적 책임이지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가사노동의 대가로 특정 금액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채권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생활비와 카드, 명절과 경조사비를 꾸준히 지원해오신 것 자체가 이미 부양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온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도아 오수비 변호사도 “가사노동에 대한 대가라고 하더라도 통상은 사전 합의, 구체적 약정, 정산관계가 있어야 하고, 단순한 가족관계만으로 거액의 보수를 청구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적으로 성년 자녀의 부양의무는 부모가 스스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때, 자녀의 생활에 여유가 있는 범위에서 인정되는 2차적 의무다. 법률사무소 현송 조현재 변호사는 “주거 제공과 매월 상당한 지원을 해오신 사정, 본인 가정의 부양 부담은 모두 부양 범위를 정할 때 고려된다”며 지원 중단 자체가 위법한 것이 아니라고 짚었다.


'며느리 직장 시위' 협박, 공갈죄 될 수도…문자 메시지가 핵심 증거


어머니가 A씨 아내의 직장 앞 1인 시위 등을 예고하며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형사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돈을 지급하지 않으면 배우자 직장 앞에서 시위하거나 외부 단체를 찾아가겠다는 연락이 계속된다면, 문자 원본을 삭제하지 말고 보관해야 한다”며 “요구 내용과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 정도에 따라 협박이나 공갈죄 성립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호균 변호사 역시 “노인단체나 배우자 직장 앞 1인 시위를 예고하며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이 도를 넘으면 협박이나 공갈 문제로 번질 소지가 있다”며 “받은 문자메시지는 전부 캡처해 보관해두시고, 앞으로는 통화보다 문자나 메신저로 소통 내용을 남기시는 것이 이후 대응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관계 정리를 위해 3000만 원 주려면? “'추가 요구 차단' 합의서가 핵심”


그럼에도 A씨가 관계 정리를 위해 돈을 지급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조건’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합의서 작성 없는 송금은 절대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3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관계가 종결된다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며 “부양의무는 합의나 지급으로 소멸하지 않고, 어머니의 자력이 부족해지면 이후에도 부양료 청구가 다시 제기될 여지가 남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합의서에는 지급금의 성격을 ‘가사노동의 대가’가 아닌 ‘과거 부양 정산 및 향후 부양 선급’ 등으로 명시하고, ‘향후 어떠한 명목으로도 추가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현재 가장 위험한 방법은 감정적으로 3000만원을 먼저 송금하고 가족관계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돈을 지급해도 법률상 친자관계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추가 금전요구가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 어떻게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