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명령 무시한 스토커에 '극심한 공포’…“집까지 아는데, 경찰은 담당자 배정 기다리라”
법원 명령 무시한 스토커에 '극심한 공포’…“집까지 아는데, 경찰은 담당자 배정 기다리라”
접근금지 어기고 3일 연속 연락…피해자는 불안에, 전문가는 ‘즉시 행동’ 촉구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에도 스토킹이 계속되자 피해자가 공포에 떨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내가 사는 아파트까지 압니다.”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잠정조치)을 비웃듯 사흘 연속 이어진 스토커의 연락.
스마트워치로 신고해도, 112에 전화해도 돌아오는 건 “담당자가 배정되면 추가 접수하라”는 답뿐이었다.
가해자는 제3자를 통해 괴롭힘을 이어왔고, 이제는 직접적인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다. 경찰의 행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피해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옆에서 홀로 공포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종이호랑이 된 접근금지 명령”…사흘간의 기록
지난 4월 29일, 법원은 스토킹 피해자 A씨를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에게 100미터 이내 접근과 연락을 금지하는 잠정조치 2, 3호 결정을 내렸다.
법적 울타리가 생겼다는 안도감도 잠시, 가해자는 보란 듯이 법의 경고를 무시했다. 5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에 걸쳐 A씨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하며 잠정조치를 3회나 위반한 것이다.
A씨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이지만 상대방은 내 연락처와 사는 아파트명까지 알고 있다”며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A씨가 스마트워치나 112로 신고해 봤지만, 사건이 관할 경찰서로 이관된 후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질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담당자가 배정되면 추가 접수를 하라”는 말만 되풀이될 뿐이었다.
“모든 신고는 범죄의 증거”…변호사들의 일관된 조언
이처럼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A씨의 상황에 법률 전문가들은 ‘기다리지 말고 즉시 행동하라’고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법무법인 AK의 하동균 변호사는 “잠정조치 3호를 반복 위반하는 것은 잠정조치 4호(유치장 유치) 청구 및 구속 수사까지 이루어질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며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이동규 변호사 역시 “담당자가 배정되지 않았더라도 위반 사실이 발생할 때마다 신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맞다”며 “신고 누적 자체가 향후 긴급응급조치나 구속 판단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통화 기록, 문자 메시지, 제3자를 통한 연락 정황 등 모든 증거를 날짜별로 정리해두고, 담당자가 배정되는 즉시 제출해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진짜 보호는 ‘구금’…“잠정조치 4호를 요구하라”
변호사들은 현재의 잠정조치만으로는 피해자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수사기관에 강력히 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가장 강력한 조치인 제4호(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신청을 강력하게 요청해야 한다”며 “상대방이 주거지 위치를 알고 있는 만큼 보복 위험성이 매우 높으므로, 수사 단계에서부터 구속영장 청구의 필요성을 적극 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위반은 그 자체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별도의 범죄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3회 반복 위반은 가중 처벌 사유가 된다”며 경찰서에 위반 사실을 접수하고 긴급응급조치 또는 추가 잠정조치 강화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행정적 절차 지연을 비판하며 기다리기보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가해자의 신병을 확보하는 ‘잠정조치 4호’를 이끌어내는 것이 실질적인 안전을 확보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