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팔다 100만원 벌금…합의하면 없던 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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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팔다 100만원 벌금…합의하면 없던 일 될까?

2025. 11. 20 12:0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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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보호법 위반 구약식 처분 후 합의, 법적 효력은? 전문가들 “정식재판 청구하면 공소기각 가능”

디자인보호법 위반으로 벌금 약식명령을 받았더라도, 이는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벌금 100만원 통보 후 '뒤늦은 합의', 7일 안에 정식재판 청구하면 '공소기각' 가능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한 상품이 모조품(카피 상품)으로 드러나 디자인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A씨.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던 중 검찰로부터 ‘벌금 100만원’ 구약식 처분을 통보받았다.


이미 처분이 내려졌는데, 뒤늦게 합의하면 벌금을 피할 수 있을까.


벼락같이 날아온 벌금 100만원…합의 중이었는데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눈앞이 캄캄해졌다. 판매하던 상품 중 하나가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이유로 고소장이 날아들면서다.


경찰은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A씨는 서둘러 피해자와 연락해 합의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대화가 오가던 4일 만에 검찰은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구약식 처분을 내렸다.


구약식 처분은 정식 재판 없이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형 등을 내리는 절차다. A씨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전문가들 “포기는 이르다…‘반의사불벌죄’가 핵심 열쇠”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핵심은 디자인보호법 위반죄의 법적 성격에 있다. 디자인보호법 제220조 제2항은 해당 범죄를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로 규정한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라는 뜻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진배 변호사는 “디자인보호법 제220조 제1항 위반이라면 이는 반의사불벌죄”라며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가 담긴 합의서가 재판부에 제출되면 공소기각 판결을 받을 수 있다. 즉,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제이앤씨 김민소 변호사 역시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가 담긴 합의서 등이 재판부에 제출된다면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 벌금형이 없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소기각’은 소송 조건이 맞지 않아 사건 심리를 하지 않고 종결하는 결정으로, 사실상 무죄와 같이 처벌받지 않게 된다.


‘7일의 골든타임’…약식명령 받고도 기회는 있다


검찰의 구약식 처분 통보를 받았더라도 기회는 있다. 법원으로부터 약식명령 등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된다. 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김민소 변호사는 “반드시 약식명령 등본을 송달받은 때로부터 7일 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를 해당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절차를 안내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도 “약식명령 송달일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그 사이에 합의서를 준비하면 된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한 후 합의서를 제출하면 벌금액이 감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A씨의 사례처럼 검찰 처분 이후라도 신속히 피해자와 합의를 마무리하고, 법원의 약식명령이 송달되면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해 합의서를 제출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인 셈이다.


벌금 더 오를까?…한때 폐지됐던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의 부활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괘씸죄'로 벌금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건 법률 상담에서 가장 흔한 우려 중 하나다. 김경태 변호사가 "정식재판 과정에서 벌금이 증액될 위험도 있으므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것 역시 이러한 법률가의 일반적인 신중론을 반영한다.


사실 이러한 우려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과거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피고인에게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도록 한 '불이익변경 금지의 원칙'이 2015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잠시 폐지됐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엔 실제로 벌금이 증액될 위험이 존재했다.


하지만 입법적 보완을 거쳐 2017년 12월, 이 원칙은 다시 부활했다.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는 검사가 아닌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서는 원래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명확히 규정한다.


따라서 A씨처럼 피고인 혼자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경우, 법원은 기존 벌금 100만원보다 높은 액수를 부과할 수 없다. 오히려 합의서가 제출되면 벌금이 줄거나, 앞서 설명했듯 '공소기각'으로 벌금 자체가 사라질 길이 열리는 것이다. 검찰 처분이 나왔다고 섣불리 포기하지 말고, 법이 보장하는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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