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했더니 “빈집 월세 내라”…퇴직금은 감감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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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했더니 “빈집 월세 내라”…퇴직금은 감감무소식

2026. 05. 19 09:3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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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일할 줄 알았다”는 대표의 황당한 요구, 법적 근거는?

1년 8개월간 정상 근무 후 퇴사한 직원에게 회사가 빈 오피스텔 월세를 요구하며 퇴직금 지급을 미루는 사건이 발생했다. / AI 생성 이미지

1년 8개월간 일하고 정상 퇴사한 근로자에게 회사가 “빈 오피스텔 월세를 내라”고 요구하며 퇴직금 지급을 미루는 사건이 발생했다.


의무근무 약정도 없었지만, 회사는 ‘장기근무에 대한 기대’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주장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근로자의 배상 책임은 없으며, 회사의 퇴직금 미지급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믿었던 회사의 배신…월세 청구서와 밀린 퇴직금


최근 1년 8개월간의 회사 생활을 마무리한 A씨. 그는 퇴사 한 달 전 미리 사직 의사를 밝히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모두 밟았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전 직장 대표의 황당한 요구였다. “당신이 오래 근무할 것으로 믿고 회사 명의 오피스텔 계약을 연장했으니, 현재 공실로 인한 월세 손해를 책임져라.”


A씨는 입사 시 의무근무나 중도퇴사 시 손해배상에 관한 어떤 계약도 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지난 1월, 급여와 주거 문제로 퇴사를 고민한다는 사실을 카카오톡으로 회사와 공유하기까지 했다. 회사가 A씨의 사정을 모르지 않았음에도, 이제 와 손해를 전가하려는 것이다.


전문가들 “손해배상 책임 0%, 대표의 경영 실패”


법률 전문가들은 회사의 손해배상 주장이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억지’라고 일축했다. 길기범 변호사(법률사무소 길)는 “대표가 주장하는 오피스텔 공실 월세 손해배상 청구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질문자님이 이를 물어낼 확률은 0%에 가깝습니다”라고 단언했다.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근로자의 명백한 귀책 사유와 그로 인한 손해 발생, 그리고 둘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지만, 이 사건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진열 변호사(법무법인 엘케이비평산)는 “의무근무 약정이나 중도 퇴사 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특약·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으므로, 회사는 배상을 요구할 법적 권리가 없습니다”라며 “대표의 독단적인 계약 연장은 본인의 경영상 판단이자 리스크일 뿐이며, 이를 근로자에게 전가할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근로기준법 제20조 역시 근로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퇴직금은 볼모가 아니다…“회계 마감 후”는 불법


회사는 A씨의 퇴직금조차 법정 기한인 ‘퇴사 후 14일’을 훌쩍 넘기도록 지급하지 않고 있다. 회사가 내세운 “5월 회계 마감 시 지급”이라는 변명은 A씨가 동의한 적 없는 일방적 통보다.


이성준 변호사(법률사무소 청건)는 이 점을 정확히 짚으며 “질문자님이 5월 회계 마감 후 지급에 동의한 적이 없다면, 회사의 내부 회계 일정만으로 지급 지연이 정당화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은 당사자 간의 명시적인 합의가 없는 한, 회사의 내부 사정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황인 변호사(법무법인 테헤란)는 “퇴직금 미지급은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구조로 회사에 실질적인 압박이 됩니다”라며, 이를 회사가 부당한 손해배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압박 카드로 쓸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명한 대응, 감정 대신 ‘기록’으로 싸워라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일수록 감정적 대응을 피하고 철저히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모든 소통은 통화 대신 문자나 이메일 등 증거가 남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회사의 부당한 요구에는 단호히 거절 의사를 밝혀야 한다.


특히 회사가 퇴직금과 손해배상액을 임의로 상계하려 할 경우 절대 응해서는 안 된다.


임대환 변호사(법률사무소 지헌)는 “퇴직금과 오피스텔 문제를 상계하겠다는 말이 나와도 임금·퇴직금은 공제 요건이 엄격하므로 그대로 수용하지 마시고, 협박성 표현이 있으면 중단을 요청하셔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관할 고용노동청에 즉시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하는 것이다. 내 권리는 내가 찾아야 한다. 법은 부당한 요구에 침묵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근로자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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