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명단 훔쳐 바로 옆에 개업" 믿었던 직원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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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명단 훔쳐 바로 옆에 개업" 믿었던 직원의 배신

2026. 01. 26 11:3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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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500m 피해갔지만…CCTV에 잡힌 범죄의 증거

재직 중 경쟁 필라테스 센터를 열고 회원 정보를 빼돌린 직원이 CCTV에 포착됐다. /AI 생성 이미지

재직 중에 경쟁 필라테스 센터를 차린 것도 모자라, 회원 정보까지 통째로 빼돌린 직원의 배신에 사장이 분통을 터뜨렸다.


계약서상 경업금지 거리를 80m 교묘히 피해갔지만, 전문가들은 "정보 유출은 명백한 범죄"라며 형사 고소와 민사소송을 모두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CCTV에 고스란히 담긴 증거 앞에서 직원은 어떤 법적 책임을 지게 될까.


"숨길 생각 없었다" 뻔뻔한 직원의 두 얼굴


필라테스 센터를 운영하는 A씨는 얼마 전 믿었던 직원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직원이 재직 상태를 유지한 채, 센터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580m 떨어진 곳에 자신의 필라테스 센터를 개업한 것이다. 두 사람의 계약서에는 '500m 내 동종업종 경업금지' 조항이 있었지만, 직원은 80m의 거리 차를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가려 한 셈이다.


A씨가 "언제까지 숨길 예정이었나"라고 묻자, 직원은 "숨길 생각은 없었고 계속 근무도 할 예정이었다"고 태연하게 답해 A씨를 더욱 황당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이 직원은 기존 회원들에게 자신의 센터 개업 소식을 알리며 고객 유인을 시도했고, 이는 장기 고객의 이탈이라는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었다.


CCTV에 딱 걸린 '고객 정보 절도' 현장


결정적인 증거는 센터 내부 CCTV에서 나왔다. 영상에는 직원이 센터 컴퓨터에 저장된 회원 연락처, 재등록 현황 등 핵심 영업 정보를 자신의 개인 메일 클라우드로 저장하는 장면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이는 단순한 배신을 넘어 명백한 범죄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백인화 변호사(변호사 백인화 법률사무소)는 "무단으로 고객정보를 빼간 행위는 형사 처벌대상입니다"라며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무단접속행위가 있다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 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으로 고소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 회원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무단으로 빼돌려 사용한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80m 차이'가 면죄부가 될 수 없는 이유


그렇다면 직원이 주장하는 '80m 거리 차'는 법적으로 유효할까? 전문가들은 계약서 문구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유헌기 변호사(법무법인 지금)는 "거리 제한과 관련하여, 측정 기준에 따라 동종경업금지 위반을 주장할 여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법원은 단순히 거리만이 아닌, 실질적인 경쟁 관계나 고객층 중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환권 변호사(법무법인 이현)는 직원의 행위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원이 근무 중 자신의 센터를 개업한 행위는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라며 "근로계약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근로자는 사용자에 대해 성실의무를 지며, 이는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에 근거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형사고소부터 손해배상까지…전문가들의 대응 로드맵


전문가들은 복합적인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형사 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백인화 변호사는 "결론적으로 민사는 추후에 고민하더라도, 당장 정보통신망침해 행위는 고소해서 처벌받게 하는 것이 우선 해야 할 일로 보여집니다"라며 형사 고소를 우선순위로 꼽았다.


이환권 변호사 역시 "위 행위들로 인한 영업상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히면서, "다만, 손해액 산정과 인과관계 입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라고 덧붙이며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이희범 변호사(라미 법률사무소)는 "구체적으로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했는지는 업종, 게약, 수당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문제입니다"라고 말했고,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 또한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신의성실 의무 위반 및 정보 유출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결국 사장님에게 남은 과제는 CCTV 영상, 통화 녹음 등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법의 심판을 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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