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5년, 남편의 서류에 숨겨진 아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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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5년, 남편의 서류에 숨겨진 아이가 있었다

2026. 06. 02 09:3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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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숨긴 남편, 5년간 양육비 0원…법적 대응은?

5년간 별거하며 아내에게 양육비를 주지 않은 남편이 사실은 재혼남이었다. / AI 생성 이미지

별거 5년 만에 열어본 남편의 가족관계증명서. 그곳엔 내 아이가 아닌 낯선 이름의 자녀가 등재돼 있었다.


혼인 기간보다 나이가 많은 그 아이의 존재는 '초혼'이라던 남편의 모든 말이 거짓이었음을 증명했다.


지난 5년간 양육비 한 푼 주지 않고 자식조차 외면한 그에게 물을 수 있는 법적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변호사들의 답을 들어봤다.


"초산이라더니"... 모든 게 거짓말, 남편의 '이중생활'


5년간의 별거, 홀로 아이를 키워 온 A씨의 삶은 남편의 서류 한 통에 송두리째 무너졌다. 배우자의 가족관계증명서에서 혼인 기간보다 나이가 많은 '불상의 자녀'를 발견한 것이다.


초혼이라 믿었던 남편은 이미 자녀를 둔 재혼남이었고, A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는 그의 두 번째 자녀였다. 심지어 A씨가 출산할 당시 산부인과에서 "초산"이라며 기뻐하던 모습까지 모두 거짓이었다.


남편은 별거 후 5년이 지나도록 양육비를 단 1원도 보내지 않았고, 아이를 만나겠다는 연락조차 없었다.


분노한 A씨의 가족은 "즉시 이혼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 이혼을 하고, 형사소송 변호사까지 추가로 선임해 형사처벌을 무관용으로 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A씨는 단 한 가지, "나의 자녀가 혼외자가 되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이혼인가, 혼인 취소인가? '혼외자' 걱정 없는 최선의 선택


변호사들은 A씨의 가장 큰 걱정을 덜어 줬다. 이혼을 하든, 혼인 취소를 하든 A씨의 자녀가 혼외자가 될 일은 없다는 것이다.


이재희 변호사는 "혼인 취소가 되더라도 자녀분은 혼외자가 되지 않습니다. 그 부분은 걱정하실 것이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혼인 중 태어난 자녀는 법적으로 친생추정(親生推定·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을 받기 때문이다.


김형민 변호사 역시 "혼인취소는 혼인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키는 것이어서, 이미 혼인중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자녀가 혼외자로 정정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혼인 취소는 '사기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시간 제한이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변호사들은 자녀의 지위를 확실히 지키고 싶다면 통상적인 '재판상 이혼' 절차를 밟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심규덕 변호사는 "혼인취소나 무효 소송은 피하시고 재판상 이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5년간의 '나 홀로 육아', 위자료와 밀린 양육비는?


남편의 기망 행위와 양육 의무 불이행은 명백한 이혼 사유에 해당하며, 이를 근거로 상당한 수준의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임은지 변호사는 "통상 인정되는 위자료의 범위는 3,000만 원 선인데, 사안이 중대하여 5,000만 원까지도 구하실 수 있겠습니다"라며 A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의 무게를 짚었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양육비 역시 지난 5년치를 소급해서 청구할 수 있다.


김태경 변호사는 "과거 양육비부터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의 양육비를 철저하게 받아내시길 바란다"며 "배우자의 재산 상황을 알 수 있다면, 먼저 가압류를 진행하셔서 금원을 확보하시는 것도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A씨를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하고, 장래 양육비까지 확정받는 절차가 함께 진행된다.


"사기죄 처벌" 가능할까? 엇갈린 변호사들 의견


A씨 가족의 바람처럼 남편을 형사 처벌하는 것도 가능할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안소현 변호사는 "따로 형사소송은 적용되는 죄목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고, 이재희 변호사 역시 "형사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재혼 사실을 숨긴 것 자체만으로 사기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변호사들은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김형민 변호사는 "자신의 혼인 내지 출산 경력을 거짓말해 이를 바탕으로 금전적, 물질적 이익을 취하였다면, 형사상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즉, 거짓말을 통해 A씨로부터 결혼 자금이나 생활비 등 재산상 이득을 얻은 구체적인 정황이 입증된다면 사기죄 고소를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박성현 변호사도 "배우자가 사기적으로 금전적 이익을 취했다면, 형사적으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라고 같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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