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프리랜서 아닌 노동자" 첫 법원 판결 나왔다
"방송작가, 프리랜서 아닌 노동자" 첫 법원 판결 나왔다
MBC 아침뉴스 '뉴스투데이'에서 약 10년간 방송작가로 일하다 해고
MBC "프리랜서이므로 계약 해지에 문제없다"고 주장했지만, 중노위에 이어 법원에서도 "부당해고"

MBC(문화방송)가 뉴스투데이 작가들의 계약 해지를 '부당 해고'로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연합뉴스
주 5~6일 정시에 출근했고, 고정된 장소에서 업무 지시⋅감독을 받았으며, 고정된 시간에 퇴근했다. MBC에서 약 10년간 방송작가로 일한 A씨와 B씨의 이야기다.
이들은 단순 프리랜서일까,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노동자)'일까. "노동자"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MBC가 이들 방송작가의 고용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용석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MBC가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MBC) 패소 판결했다. "해고된 작가 2명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이며 MBC에서 부당해고됐다"는 지난해 3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이 정당하다는 취지다.
방송작가 A씨와 B씨는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MBC 아침 뉴스 '뉴스투데이'에서 약 10년간 일했다. 그러다 회사에서 '인적 쇄신'을 이유로 이들을 일방적으로 해고하면서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MBC 측에선 프리랜서 위탁 계약 조항에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계약 해지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두 작가는 자신들의 법적 지위가 프리랜서가 아닌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한다며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노동자라면, 정당성 없는 해고가 금지된다.
서울 지방노동위원회에선 MBC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해 3월 두 작가의 손을 들어줬다.
중노위는 이들이 노동자가 맞으며, 해고도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두 작가의 업무가 프리랜서로서 '창작'이 아닌 상급자의 지시에 따른 '노동'이 맞는다고 봤다. 이것 역시 노동위원회가 방송작가를 노동자로 인정한 최초 사례였다.
이어 약 1년 4개월 만의 심리 끝에 법원에서도 같은 판단이 유지된 것. 법원은 "중노위의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MBC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고 직후 A씨 등은 기자회견에서 "(법정 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정신적 식물인간으로 산 것과 다름없다"며 "직업을 잃어 글을 쓰지 못한 것에 더해 MBC는 재판 과정에서 우리의 10년을 부정하고 거짓말쟁이이자 무능력자로 몰았다"고 말했다.
이어 MBC를 향해 "사회의 부조리를 보도하는 언론사로서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MBC 측에선 패소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