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병원 입원환자가 투신자살하자 유족이 병원을 고소…“병원에 형사 책임 있나?”
일반 병원 입원환자가 투신자살하자 유족이 병원을 고소…“병원에 형사 책임 있나?”
정신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에서 환자가 비관 자살한 것을 병원의 ‘업무상과실치사’로 보기는 어려워
병원 측에 의료법위반, 소방법 위반 등 현행법 위반이 없다면 유족의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어

일반 병원에서 입원환자가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병원 측에 관리소홀에 따른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셔터스톡
일반 병원에서 입원환자가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인데, 점심시간에 다른 환자가 사용하던 가위를 가져다가 창문 방충망을 자르고 건물 아래로 뛰어내렸다.
이에 유족은 병원이 환자 관리와 시설물 관리에 소홀해 환자가 자살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업무상과실 혐의로 형사고소를 제기했다.
병원 측은 환자의 자살이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소송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변호사 의견을 들어본다.
변호사들은 병원이 환자의 그 같은 행동을 예견하고 방지할 의무가 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유족은 병원 측의 관리 소홀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로 고소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입원환자가 가위를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한 부분이 병원 측 과실로 인정될 수 있는지, 가위로 알루미늄 방충망을 자르고 투신하는 동안 의료진이 발견하지 못한 것이 대응의 지연은 아닌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법무법인 세담 황용목 변호사는 “병원에 환자의 그와 같은 행위를 예견하고 방지할 의무가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해 서울종합 법무법인 박준성 변호사는 “병원 내 일반병동에서 환자의 돌발적인 자살 시도를 막기 위해 창문을 전면 봉쇄해야 할 보호나 주의의무는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법무법인 이로 장원석 변호사는 “정신병원이 아닌 일반 병원에서 입원환자가 자살한 사안에서 법원은 병원 책임을 부정한 판례가 있다”고 했다.
변호사들 사이에 이 사안은 병원의 형사 책임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법률사무소 확신 황성현 변호사는 “정신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에서 환자가 개인적으로 소지하고 있는 가위를 이용해 창문 방충망을 자르고 투신자살할 것에 미리 대비해야 할 주의의무(보호 의무)가 병원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 변호사는 “병원 측에 의료법위반, 소방법 위반 등 현행법 위반이 없다면, 환자의 투신자살에 병원이 ‘법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유족의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원석 변호사도 “해당 환자에게 정신적인 질환이나 이력이 있고 병원이 이를 인지한 경우가 아니라면, 환자 관리 및 시설물 관리상의 주의의무 위반 문제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경찰 수사는 진행이 될 것이고, 병원 내부의 CCTV를 확인하는 등 절차를 거쳐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상태에서 사건에 임해서는 안 된다”고 김준성 변호사는 조언한다.
그러면서 그는 “의료사고 사건의 진행 경험이 많은 변호사를 선임해 형사고소 과정과 혹시 있을지 모르는 병원에 대한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에 대해 적극 대처하라”고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