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통장 돈인데"…'이 행동' 하나에 피해자에서 횡령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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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통장 돈인데"…'이 행동' 하나에 피해자에서 횡령범 된다

2026. 06. 18 17:3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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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사기 휘말려 계좌정지, 섣부른 현금인출이 부를 참사

대출 사기로 계좌가 지급정지된 경우, 섣불리 남은 돈을 인출하면 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대출을 해주겠다"는 달콤한 말에 OTP와 신분증을 넘겼다가 하루아침에 계좌가 지급정지됐다.


억울한 마음에 남은 돈이라도 찾으려 했지만,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경고한다. 피해자의 다급한 행동 하나가 되레 자신을 '횡령죄' 피의자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찔한 법적 함정에서 벗어나 억울함을 풀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대출인 줄 알았는데"…순식간에 '사기 공범' 될 위기


“대출을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은행 계좌 정보와 OTP 카드, 신분증 사진까지 넘겨준 A씨. 그러나 약속된 대출금 대신 돌아온 것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계좌가 지급정지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였다.


사기 조직은 “회사 법무팀에 얘기하겠다”며 시간을 끌었고, 그 사이 A씨의 다른 계좌마저 모바일 거래가 정지됐다. 그제야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A씨는 부랴부랴 OTP카드와 신분증 분실신고를 마쳤다.


하지만 은행에서는 “지급정지를 건 피해자에게 돈을 보내야만 계좌를 풀어줄 수 있다”는 답이, 경찰에서는 “아직 신고된 사건이 없어 기다리라”는 말만 돌아왔다. 답답해진 A씨는 “내일 당장 은행에 가서 다른 계좌에 있는 돈이라도 전부 현금으로 뽑겠다”고 마음먹었다.


"내 돈도 못 찾나?"…변호사들이 '절대 금물' 외친 단 한가지 행동


하지만 A씨의 계획은 스스로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치명적 실수’가 될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계획한 ‘현금 인출’이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현금 인출, 절대 하지 마세요”라고 못 박으며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지급정지된 사기이용계좌의 돈을 임의로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생길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형사처벌 위험도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법원은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계좌로 들어온 돈은 명의인의 돈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반환해야 할 돈으로 본다. 따라서 명의인이 이를 인출하면 피해자의 돈을 가로채는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 역시 “은행에서 지급 정지된 계좌의 자금을 임의로 인출하는 행위는 향후 수사 과정에서 오해를 살 수 있는 위험한 행동입니다”라며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억울함 푸는 '골든타임'…반드시 해야 할 3가지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해야 억울함을 풀고 ‘피해자’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섣부른 행동 대신 차분하게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첫째, 내가 ‘속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모든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대출을 제안한 사람과의 문자, 카카오톡, 텔레그램, 통화내역, 계좌 개설 지시 내용, 인증번호 요구 내용, 신분증 사진 전송 내역 등을 절대 삭제하지 말고 모두 보존해 두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둘째, 은행을 통해 정식으로 ‘이의제기’를 해야 한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명의인 본인이 금융회사에 ‘이의제기(지급정지/전자금융거래 제한/채권소멸절차)’를 신청하여 다툴 수 있습니다. 이의제기는 금감원 공고일 기준 2개월 경과 전까지가 핵심 기한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명의인 스스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지급정지에 맞설 수 있는 법적 권리다.


마지막으로, 내가 먼저 피해 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것이다. 신언 법률사무소 박영재 변호사는 “아직 상대 피해자가 신고를 안 했더라도, 본인이 먼저 사기 피해로 신고해 접수번호를 받아두면 이후 은행 대응에 도움이 됩니다”라며 선제적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A씨의 운명은 섣부른 현금 인출이 아닌, 법과 절차에 따라 자신의 피해 사실을 증명하는 것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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