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엄마 잃은 손녀…아빠 대신 외할머니가 계속 키울 수 있을까
사고로 엄마 잃은 손녀…아빠 대신 외할머니가 계속 키울 수 있을까
아이의 아빠라고 해서 무조건 친권자 되는 것은 아니야
외조부모 역시 아이의 '미성년후견인'으로 양육할 수 있어
아이의 복리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점 소명하는 것이 중요

이혼 후 A씨 부부와 살며 아이를 키웠던 A씨의 딸. 그런데 얼마 전 A씨 딸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자신이 아이를 계속 키우고 싶지만 아이 아빠가 마음에 걸린다.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요즘 손녀 때문에 고민이 많다. A씨의 딸은 이혼 후 A씨 부부와 살면서 꿋꿋하게 아이를 키워왔다. 그런데 얼마 전 A씨 딸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한순간에 자신의 엄마를 잃은 손녀가 눈에 밟히는 A씨. 이에 자신들이 아이를 계속 키우고 싶다. 하지만 아이 아빠가 마음에 걸린다. 방법을 알아보다 보니 미성년후견인 제도를 알게 되었다. 외할머니도 아이의 미성년후견인이 될 수 있을까.
양육권자이자 친권자인 엄마가 사망했다면, 그 이후에는 아이의 아빠가 단독친권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아빠라고 해서 친권자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909조의2에 따르면, 단독 친권자로 지정된 부모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 생존한 부모 혹은 미성년자의 친족이 사망한 날로부터 6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친권자 지정 청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가정법원은 생존하는 부 또는 모의 양육의사 및 양육능력 등을 고려해 미성년자의 복리를 위하여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 이 경우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하게 된다.
법률사무소 HY의 황미옥 변호사는 "(이 경우) 아빠가 생존해 있다 하더라도 아이에게 적절한 보호와 교양을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없는 사정이라면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판례도 있다. 지난 2015년 제주지법은 아이들의 친권자인 아버지가 사망하자 이후 그 조부를 미성년후견인으로 지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형성된 양육환경을 변경하는 것은 미성년자의 복리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와 같은 결정을 했다.
그렇다면, 외조부모가 아이의 미성년후견인이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법무법인 리버티(libertylawfirm)의 김지진 변호사는 "외조부모가 미성년후견인이 되는 게 아이의 복리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법원에 소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미옥 변호사는 "아이의 친권자(엄마) 사망 후 외조부모가 계속 양육해 온 점 △애착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이를 변경하면 도리어 아이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점 등 양육 환경에 대해 충분히 법원에 소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미성년후견인 지정) 소요 기간은 2~3개월 정도로 예상되며, 법원이 긴급성 고려해 빨리 인용해 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