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만 3명인데…이 중 1명을 '제사 주재자'로 지정해 선산을 상속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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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만 3명인데…이 중 1명을 '제사 주재자'로 지정해 선산을 상속할 수 있을까

2022. 09. 01 07:0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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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주재자는 망인의 공동상속인 간 협의로 정하면 돼

A씨에게는 아들은 없고 딸만 3명이다. 요즘 세상에 아들, 딸이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가문의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다. 제사를 맡을 사람이 필요한데, 친척 중에서는 A씨에게 뒤를 이을 아들이 없다는 이유로 선산의 상속을 요구하고 있다. /셔터스톡

A씨는 종중(宗中⋅같은 조상을 가진 후손들의 단체)의 장손으로, 조상들의 묘를 모신 선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몸이 좋지 않아, 고민이다. A씨에게는 아들은 없고 딸만 3명이다. 요즘 세상에 아들, 딸이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가문의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다.


제사를 맡을 사람이 필요한데, 친척 중에서는 A씨에게 뒤를 이을 아들이 없다는 이유로 선산의 상속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딸에게 물려주고 싶다. 제사 주재자로서 딸을 지정해 상속하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하다.


제사 주재자 지정은 상속인들 사이의 협의가 우선

우리 민법 제1008조의3은 '제사를 지내는 사람'에게 무엇을 물려줘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두고 있다. 분묘에 속한 금양임야 약 1만㎡(약 3000평) 이내와 분묘 관리나 제사 준비 비용을 조달하는 용도의 농토 약 2000㎡(약 600평)​, 그리고 족보와 제사에 쓰는 도구들이다.


하지만 법으로 정해진 건 이것뿐, 누가 제사 주재자가 되어야 한다고 규정하지는 않았다. 법률사무소 로앤피플의 정동운 변호사는 "과거와 같이 장남 또는 장손이 제사를 맡아야 한다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HY의 황미옥 변호사 역시 "제사 주재자는 상속인들 사이의 협의가 있다면,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례를 소개했다.


지난 2008년 대법원은 "제사 주재자는 망인(亡人·죽은 사람)의 공동상속인들이 협의에 의해 정해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만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한 망인의 장남이 제사 주재자가 되며, 공동상속인들 중 아들이 없는 경우에는 망인의 장녀가 제사 주재자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말했다(2007다27670 전원합의체 판결).


정리하면, A씨가 가지고 있는 선산을 A씨의 딸들 중 한 명을 제사 주재자로 정해 물려주는 것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다만 한 가지 추가적으로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정동운 변호사는 말했다. 정 변호사는 "만약 A씨가 보유한 선산이 종중에게 명의신탁을 받은 것이라면, 그 선산의 소유권은 종중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 경우 종중의 결정에 따라 제사 주재자가 결정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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