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는 아들 빼고 상속? 10억 빚더미 떠안을 수 있다
해외 사는 아들 빼고 상속? 10억 빚더미 떠안을 수 있다
“재산 0원” 가족 합의 믿었다간…상속포기 3개월 골든타임 놓친다

10억 원대 빚 상속 시, 해외 거주 상속인을 제외하고 진행한 협의는 무효다. 재산을 받지 않아도 법정 상속분만큼 빚은 승계되므로, 3개월 내에 상속을 포기하거나 위임장을 통해 분할 협의에 참여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어머니가 남긴 10억 원대 빚과 재산, 해외에 살아 입국이 어려운 아들을 빼고 국내 가족끼리 상속을 진행하려던 계획에 법률 전문가들이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내놨다.
가족끼리 합의해 재산을 한 푼도 받지 않기로 해도, 고인의 채무는 법정 상속분만큼 아들에게 고스란히 승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상속포기’라는 안전장치를 쓸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아들은 빼고 상의하자” 가족 합의, 법 앞에선 ‘무효’
최근 모친상을 당한 A씨 가족. 상속인은 아버지와 자녀 둘이지만, 아들이 해외에 거주해 당장 입국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가족들은 “아들은 상속 절차에서 배제하고 아버지와 딸이 모든 재산을 물려받자”고 합의했다. 아들 역시 모든 권한을 누나에게 위임하겠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이 합의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상속재산 분할은 공동상속인 ‘전원’이 참여해야만 유효하기 때문이다(대법원 1987. 3. 10. 선고 85므80 판결). 해외 사는 아들을 단순히 “절차에서 배제”하고 진행한 상속 협의는 원천 무효가 될 수 있다.
재산은 ‘0원’, 빚은 ‘2억 8천’…분할협의의 치명적 함정
더 큰 문제는 고인이 남긴 약 10억 원의 채무였다. 조상우 변호사(법무법인 우선)는 분할협의의 맹점을 정확히 짚었다.
상속인끼리 협의해 아들의 재산을 0원으로 정하더라도 이는 상속인 내부의 약속일 뿐, 채권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 즉, 은행 등 채권자는 여전히 아들에게 법정상속분(2/7)만큼 빚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10억 빚의 약 2억 8천만 원에 대한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조 변호사는 “채무까지 차단하려면 상속포기가 필요하고, 상속포기는 사망을 안 날로부터 3개월이라는 기한이 있어, 해외 영사 공증 서류 취합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어느 방식을 택할지부터 신속히 정하고 일정을 역산하실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해법은 ‘영사관 공증 위임장’, 하지만 조건 있다
그렇다면 해외에 있는 아들은 어떻게 법적 절차에 참여할 수 있을까. 이시완 변호사(법률사무소 평정)는 “핵심은 해외 거주 자녀분이 현지 한국 영사관에서 공증을 받은 포괄위임장을 작성하여 국내 대리인(딸)에게 교부하는 것입니다”라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이 위임장에 상속재산분할, 금융자산 해지 등 필요한 권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보내면, 국내 대리인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다만 여러 변호사는 공동상속인인 딸이 아들을 대리할 경우 이해가 상충될 수 있으므로, 위임장에 ‘자기계약 허용’ 문구를 넣는 등 정밀한 작성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일본 부동산은 상속인 확정은 국내법을 따르더라도 실제 명의 이전은 일본 현지법과 절차를 별도로 따라야 한다.
3개월 골든타임, 투트랙으로 움직여라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사망신고와 재산조회는 국내에서 즉시 시작하되, 해외 거주 아들은 ‘상속포기’와 ‘분할협의 참여’ 중 어떤 것이 유리한지 3개월 내에 결정하고 서류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
정진열 변호사(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는 절차에 대해 “총 소요 시간은 대략 3개월 ~ 6개월 정도 걸립니다. (세무조사나 복잡한 등기가 얽히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절차가 복잡해 보이지만, 조상우 변호사의 말처럼 “복잡해 보여도 순서만 잡으면 충분히 정리되는 사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