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유예' 받으면 해외여행 못 가나?...'마약법 위반' 사장의 고민, 변호사 답변은
'기소유예' 받으면 해외여행 못 가나?...'마약법 위반' 사장의 고민, 변호사 답변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 전과기록은 아니지만 '수사기록'은 남아...미국 등 일부 국가 비자 신청 시 주의 필요

직원 실수로 마약류관리법 위반 기소유예를 받은 사업주가 해외 출장을 우려하고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직원 실수로 '마약사범' 될 뻔한 사장님, 기소유예 후 해외 출장길 막히나?
직원 실수로 하루아침에 '마약사범'으로 몰린 A씨.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으로 간신히 한숨 돌렸지만, 더 큰 고민이 시작됐다. 의약품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그에게 '마약류관리법 위반'이라는 꼬리표는 해외 출장길을 막는 족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동남아, 유럽 등 해외 출장이 잦은데, 혹시 입국이 거부되지는 않을까요?' A씨의 절박한 질문에 법률 전문가 7인이 답했다.
"전과 아니다" vs "기록은 남는다"...엇갈린 설명, 진실은?
가장 큰 쟁점은 기소유예가 '범죄기록'으로 남는지 여부다. 다수 변호사들은 "전과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기소유예는 처벌을 유예하는 것으로, 범죄기록이 남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 역시 "해외여행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전과가 아니다'라는 설명만으로는 모든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다. 법무법인 대운 채희상 변호사는 더 정확한 사실을 짚었다. "형의 선고를 받은 것이 아니므로 전과(범죄경력)로 기록되지 않습니다. 다만, '수사경력자료'로는 일정 기간 보존됩니다."
현행법상 기소유예 처분 기록은 5년간 수사기관 내부에 보관된 후 삭제된다. 즉, 일반인이 조회할 수 있는 '전과'는 아니지만, 수사기관이 들여다볼 수 있는 '흔적'은 남는 셈이다.
일본·유럽은 'OK', 미국·캐나다는 '물음표'
그렇다면 이 '흔적'이 해외여행의 발목을 잡을까. 변호사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다.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일반적인 관광 목적의 단기 여행에는 사실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정식 재판을 거쳐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 아니므로 일반적인 해외여행에는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국, 캐나다 등 일부 국가다. 이들 국가는 비자 면제 프로그램(ESTA)이나 비자 신청 시 범죄 관련 이력을 깐깐하게 묻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지혁 안준형 변호사는 "미국의 경우 마약법 위반 기소유예만으로도 이스타(ESTA)가 거절되는 경우가 있지만, 문제없이 승인되는 사례도 꽤 많다. 일단 미국 외 국가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국의 경우 먼저 이스타를 신청해보고, 만약 거절된다면 그때 정식 비자를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 역시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일부 국가는 비자 신청 시 범죄 경력을 묻는 질문이 있을 수 있으며, 이 경우 기소유예 사실을 자진 신고해야 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유죄 판결(conviction)'을 받았는지, 아니면 '체포(arrest)'된 적이 있는지를 묻는지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수 있어 질문지를 꼼꼼히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약 '투약' 아닌 '관리' 위반...입국 거부 가능성 희박
A씨의 혐의가 하필 '마약류' 관련 법 위반이라는 점도 불안을 키우는 요소다. 채희상 변호사는 "마약류 관련 법규 위반이라는 점에서 일부 국가에서는 더 엄격한 심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A씨의 사례가 실제 입국 거부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았다. 마약 투약이나 밀수 같은 중범죄가 아닌 '타지역 판매제한' 규정 위반이라는 점, 유죄 판결이 아닌 검사의 불기소 처분이라는 점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A씨가 과도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윤관열 변호사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더라도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일반적인 해외여행에는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다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방문할 국가의 출입국 규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