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불똥 튄 중개보조원, '나도 피고?'… 법적 책임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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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불똥 튄 중개보조원, '나도 피고?'… 법적 책임 어디까지

2025. 12. 15 09:5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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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서명도 안 했는데" 3억대 전세사기 손배소 휘말린 중개보조원… 변호사들 "책임 가능성 낮지만, '이것' 안 하면 패소"

전세사기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린 중개보조원은 고의나 과실이 없다면 책임 가능성이 낮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성실히 손님을 안내했을 뿐인데, 수억 원대 전세사기 손해배상 소송의 피고가 됐다.


부동산 중개보조원 A씨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소장 한 통을 받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2년 전 자신이 연결해 준 오피스텔 전세 계약이 '전세사기'로 번지면서, 계약 당사자인 임차인이 공인중개사와 함께 자신을 손해배상 소송의 피고로 지목한 것이다.


A씨는 계약서 작성 현장에 참석하지도 않았고, 그저 매물을 광고하고 손님을 현장에 안내한 역할만 했을 뿐이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A씨의 사연을 통해 중개보조원의 법적 책임 범위를 짚어본다.


"보증보험 가입 특약 믿었는데"… 전세사기범에 발목 잡힌 계약


사건은 2023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개보조원 A씨는 동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을 3억 원 초반의 전세 매물로 광고했다. 이를 보고 연락 온 손님을 현장 분양사무실로 안내했고, 손님이 만족해하며 계약이 체결됐다. 계약은 현장 분양사무실과 연계된 부동산에서 단독으로 진행했다.


당시 계약서에는 임차인을 보호할 안전장치로 보이는 특약들이 포함됐다. ▲전세대출 부결 시 계약금 반환 ▲잔금 시 신탁등기 말소 ▲잔금 시 임대인 보증보험 가입.


이 중 '임대인 보증보험 가입'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공동명의 임대인 중 한 명이 전세사기 혐의로 구속되면서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을 길이 막혔고, 결국 칼날은 계약에 관여한 모두를 향했다.


A씨는 "계약서 작성 당시 다른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며 "임대인의 보증보험 미가입 사실은 소장을 받아본 뒤에야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자신은 부동산 앱을 통해 매물 정보를 얻어 광고하고, 손님을 안내해 가계약금을 받아주는 역할까지가 전부였다는 것이다.


중개보조원 책임은 어디까지? "고의·과실 없으면 책임도 없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책임 가능성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중개보조원은 공인중개사의 지휘·감독 아래 단순 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정향의 오주하 변호사는 "단순히 공인중개사를 연결해주고 광고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임대인들의 변제자력이나 전세사기 정황을 알 수도 없었던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개보조원에게 법적 책임을 물으려면, 계약 과정에서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임차인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중개보조원으로서 법적으로 중개 행위를 직접 한 것이 아니라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가 계약의 핵심 특약사항 불이행을 몰랐고 계약서 작성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 책임에서 벗어날 주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공간과길의 권문규 변호사 역시 "전세 보증금 반환 사고가 발생하면서 임차인이 관련된 자 모두를 상대로 전방위적으로 마구잡이식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보인다"며 "중개보조원은 말 그대로 보조원에 불과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나 홀로 소송 안돼"… 변호사들이 경고한 '최악의 실수'


하지만 책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변호사들은 '적극적인 방어'가 없으면 패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함께 피고가 된 공인중개사와의 '이해관계 충돌'을 가장 주의해야 할 점으로 꼽았다.


법률사무소 장우의 이재성 변호사는 "만일 공인중개사에게 책임이 인정될만한 사안이라면, 반드시 공인중개사와 별도의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여 별도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명이 같은 소송대리인을 선임할 경우, 이해관계가 대립됨에도 같은 취지로 대응하게 될 수가 있어 A씨에게 불리하게 소송이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대환의 김상훈 변호사도 같은 의견을 냈다. "공인중개사가 책임을 A씨에게 떠넘길 우려가 있으니, 중개사와는 별도로 독립적으로 소송대응을 하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소송 과정에서 공인중개사가 자신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보조원인 A씨가 확인했어야 할 문제'라며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A씨가 ▲자신은 계약서 작성에 관여하지 않은 보조원일 뿐이라는 점 ▲특약사항 불이행을 알지 못했다는 점 등을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세사기 피해가 급증하며 책임 소재를 둘러싼 소송이 번지는 가운데, 중개 과정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소송에 휘말린 이들의 현명한 법적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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