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형 받고 또 나타났다"…성기 노출범에 일상 무너진 피해자의 끝나지 않은 공포
"벌금형 받고 또 나타났다"…성기 노출범에 일상 무너진 피해자의 끝나지 않은 공포
형사처벌과 별개인 피해 보상, 신상 노출 두려움에 민사소송 망설여…법조계 "변호사 선임해 신변 보호하고, 스토킹 추가 고소도 가능"

가게에서 성기 노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벌금형을 받은 후에도 계속 찾아와 알바생 A씨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벌금 냈으니 끝? 내 가게에 다시 나타난 '그 남자', 공포는 이제 시작이다
혼자 일하는 가게에 손님으로 온 남성이 성기를 노출했다. 범인은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가해자가 가게에 계속 나타나면서 피해자의 일상은 공포로 무너졌다.
"벌금 내면 끝?"…가해자는 일상으로, 피해자는 공포 속으로
아르바이트생 A씨의 악몽은 한 남성 손님의 끔찍한 행동에서 시작됐다. A씨는 자신 앞에서 태연히 성기를 노출한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은 검찰로 넘겨졌고, 가해자는 정식 재판 없이 벌금형을 받는 '구약식 결정'을 통보받았다. 형사 처벌이 내려졌지만, A씨의 고통은 그때부터 깊어졌다.
가해자가 사건 이후에도 버젓이 가게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A씨는 "가해자와 비슷한 체격이나 인상착의의 남성만 봐도 몸이 굳는다"며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결국 공포감에 출근을 포기하면서 금전적 손실까지 떠안게 됐다.
"내 주소가 노출될까 봐"…보복 두려워 손해배상 망설이는 피해자
A씨는 일하지 못한 손해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원했지만, 가해자 측은 수사 기간 내내 합의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남은 방법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뿐. 하지만 A씨는 이마저도 망설이고 있다.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소장에 적힌 자신의 주소 등 신상정보가 가해자에게 알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가해자의 집이 자신의 집과 가깝다는 사실은 공포를 더욱 키웠다. 범죄 피해자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또 다른 보복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법조계 "민사소송으로 배상 가능…변호사 통해 신상보호해야"
법률 전문가들은 형사 처벌과 민사 배상은 별개이므로, A씨가 민사소송을 통해 충분히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여러 변호사들은 "구약식 결정문 자체가 가해자의 불법행위를 입증하는 유력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신상 노출 우려에 대해서는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진행하면, 소송 서류의 주소지를 변호사 사무실로 기재해 실제 주소 노출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직접 마주치거나 연락할 필요 없이, 변호사가 합의부터 재판까지 모든 절차를 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속 찾아오는 것도 범죄"…스토킹 추가 고소로 압박 가능
일부 변호사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가해자가 사건 이후에도 계속 가게를 찾아와 공포감을 조성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별개의 범죄, 즉 '스토킹'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토킹 범죄로 추가 고소를 진행할 경우, 가해자에 대한 형사 처벌 수위를 높이고 민사소송에서도 더 많은 배상액을 인정받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가해자를 압박해 합의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결국 A씨가 잃어버린 일상과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또 한 번의 용기를 내 법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 셈이다. 이번 사건은 범죄자에 대한 형사 처벌만으로는 피해자의 실질적인 구제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현실과, 피해자가 2차 피해의 두려움 없이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