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100명 명단 들고 자수합니다”…성매매 여성의 ‘위험한 도박’
“고객 100명 명단 들고 자수합니다”…성매매 여성의 ‘위험한 도박’
포주를 잡기 위해 자신의 범죄까지 고백한 여성, 수사 협조는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온라인 법률 상담에 올라온 질문을 통해 성매매처벌법의 딜레마를 분석했다.

성매매 여성인 A씨는 포주를 처벌하기 위해 100명이 넘는 고객명단을 경찰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내 죄는 안고 갈 테니, 그놈만 잡아주세요
성매매 포주를 처벌하겠다며 100명이 넘는 고객 명단을 들고 스스로 수사기관을 찾겠다는 한 여성의 결심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범죄 조직을 무너뜨리기 위해 자신의 범죄 사실까지 ‘연료’로 삼은 그녀의 위험한 도박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최근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A씨의 질문은 절박했다. “포주를 처벌하고 싶습니다. 제 휴대전화에는 100명이 넘는 지명 손님 연락처가 있습니다.”
그녀는 포주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자신의 성매매 사실은 물론, 성매수 남성들의 정보까지 통째로 넘길 각오를 하고 있었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과 정의 구현에 대한 갈망이 뒤섞인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판도라의 상자’가 된 휴대전화…100명 고객 수사선상에
A씨의 자수는 거대한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 그녀의 고민에 답했던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휴대전화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증거의 법적 효력(증거능력)을 확보하고 향후 재판에서 벌어질 다툼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일단 A씨의 휴대전화가 수사기관의 손에 들어가는 순간, 수사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전망이다. 경찰은 통화기록과 메시지, 메모 등을 분석해 포주를 특정하고, 그의 계좌를 추적해 돈을 보낸 남성들을 차례로 소환하게 된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100여 명 남성들의 휴대전화가 어느 날 갑자기 울리기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여성의 고백이 포주 한 명을 넘어, 거대한 성매매 네트워크 전체를 뒤흔드는 태풍의 눈이 되는 것이다.
신고자인가 피의자인가…‘기소유예’가 유일한 희망
가장 큰 딜레마는 A씨 자신의 법적 신분이다. 그녀는 범죄 조직을 고발하는 ‘신고자’인 동시에, 성매매처벌법상 처벌 대상인 ‘피의자’이기도 하다. 현행법은 성매매를 한 사람을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원칙대로라면 그녀 역시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한 줄기 빛은 검사의 ‘기소유예(범죄 혐의는 인정되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 가능성이다. 특히 우리 형법 제52조는 범죄를 자수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는 의무가 아닌 재량 규정이지만, A씨의 협조가 포주 검거와 성매매 조직 와해라는 더 큰 공익에 기여한다고 판단될 경우 검찰이 기소유예 카드를 꺼내 들 명분은 충분하다.
A씨의 질문에 답변한 다수의 변호사들 역시 수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지가 그녀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여성의 위험한 고백이 성매매 카르텔을 무너뜨리는 ‘나비효과’를 일으킬지, 사회의 시선이 그녀의 선택에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