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손님 음식값 2배 결제, 사기죄 고소 위기…'이것' 하나면 무혐의
실수로 손님 음식값 2배 결제, 사기죄 고소 위기…'이것' 하나면 무혐의
식당 계산 착오로 손님에게 고소 위협받은 사장님, 변호사들 '고의성 입증'이 관건…112 신고 기록이 '신의 한 수' 될 수도

직원의 실수로 음식값을 초과 결제한 식당 주인이 손님의 '사기죄 고소' 협박에 처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메뉴 1개 시켰는데 2개 값 결제…'사기죄 고소' 전화에 발 동동 구르는 식당 주인, 구제책은?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가 직원의 단순 실수로 손님에게 음식값을 2배로 결제했다. "사기죄로 고소하겠다"는 손님의 전화 한 통에 가게는 발칵 뒤집혔고, 연락할 방법조차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
억울하게 사기꾼으로 몰릴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이 내놓은 해법을 취재했다.
"사기죄 고소하겠다"…실수 한 번에 날아든 형사 고소 위협
사건은 바쁜 저녁 시간, 한 식당에서 벌어졌다. 메뉴 1개를 주문한 손님의 테이블에 직원이 실수로 메뉴 2개 값을 결제한 것이다. 손님은 영수증을 요구했지만, 분주한 상황에 영수증을 찾지 못했고 식당 주인은 우선 메뉴 1개짜리 영수증을 재발행해 건넸다.
잠시 후, 가게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카드 결제 문자를 확인한 손님이었다. 그는 다짜고짜 "사기죄로 고소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상황을 뒤늦게 파악한 식당 주인은 어떻게든 오해를 풀고 초과된 금액을 돌려주려 했지만, 손님의 연락처를 알 길이 없었다. 통신사에 문의해도 발신 번호만 확인될 뿐, 전화를 걸 방법은 없었다. 선의로 장사하다 하루아침에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된 주인은 속만 태우고 있다.
변호사들 "사기죄 핵심은 '고의성'…억울함 증명해야"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사기죄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은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처음부터 상대를 속여 부당한 이득을 챙기려는 '편취의 고의(고의로 뺏으려는 의도)'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윤형진 변호사(법률사무소 명중)는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편취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며 "음식값 결제에 있어서 착오가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진술, 소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편취의 범의는 피의자가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백창협 변호사(법무법인 오른) 역시 "해당 사안은 착오로 인한 행위로 기망의 고의를 다툴 수 있어 보인다"며 "결제 당시의 내부 cctv가 있다면 보존해 두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바쁜 매장 상황, 실수를 저지른 직원의 당황한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은 고의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신의 한 수' 된 112 신고?…경찰 출신 변호사의 역발상
손님과 연락이 닿지 않아 답답한 상황에서, 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의외의 해법을 제시했다. 바로 112에 직접 신고하는 것이다.
20년 경찰 경력의 황순철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112로 신고해 경찰관에게 해당 내용을 설명하고 오해를 풀고 싶은데 상대방의 연락처를 몰라 신고를 했다고 하면 관련 자료가 112시스템에 등록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손님이 실제로 고소를 진행했을 때 결정적인 방어 카드가 된다. 황 변호사는 "이후 상대방이 고소를 진행하더라도 미리 112신고한 기록을 근거로 소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억울함을 풀기 위해 스스로 경찰 시스템에 기록을 남기는 역발상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고소당했다면? "즉시 환불하고 증거부터 확보하라"
전문가들은 만약 손님이 실제 고소를 진행하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하면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수였고, 즉시 바로잡으려 노력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다.
우선 결제 내역, 재발행한 영수증, 당시 상황을 기록한 직원 진술서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백창협 변호사가 강조했듯, CCTV 영상 확보는 필수다.
동시에 카드사에 연락해 환불 의사를 전달하고 손님에게 연락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식당에 '계산 착오 관련 연락 요청' 안내문을 붙이는 것도 방법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소가 이뤄졌다면, 즉시 초과된 금액을 공탁하거나 수사기관을 통해 전달해 환불 의사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된다. 물론, 이 단계에서는 초기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확하게 진술하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