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함의 표현" 성관계 영상 보냈다가 여친까지 공범 위기
"친근함의 표현" 성관계 영상 보냈다가 여친까지 공범 위기
연락 거부한 여성에게 '여친 찬스'...통매음·스토킹 혐의

과거 알던 여성에게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영상을 보낸 남성이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를 받게 됐다. / AI 생성 이미지
과거 연락하던 여성에게 다른 여성과의 성관계 영상을 보낸 남성이 통신매체 이용음란과 스토킹 혐의로 고소당할 위기에 처했다.
남성은 사과한다며 자신의 여자친구까지 동원해 연락하다가 여자친구마저 스토킹 공범으로 함께 입건될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단순 벌금으로 끝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합의가 처벌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친근한 장난인 줄 알았는데"…돌아온 건 '경찰 고소'
사건의 시작은 한 남성의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이었다. 반년 만에 연락이 닿은 여성에게 대화를 나누던 중, 그는 돌연 자신이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영상을 전송했다.
여성은 즉시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남성은 친근한 표현인 줄 알고 웃었다. 여성은 이 상황을 '조롱'으로 느꼈고, 결국 남성의 카카오톡 계정을 신고했다. 계정이 정지되자 불안해진 남성의 선택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사과하고 싶었을 뿐"…여자친구 동원한 2차 가해, 스토킹으로
고소가 두려워진 남성은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피해 여성의 전화번호를 넘기며 대신 연락해 달라고 부탁했다. 피해 여성은 여자친구의 연락에 "연락하지 말아 달라. 사과받고 싶지 않다"며 수차례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여자친구의 연락은 계속됐고, 남성 자신도 피해 여성에게 전화와 문자를 시도했다. 피해 여성이 전화를 받자마자 끊고 모든 연락을 차단하자, 그는 다시 여자친구의 번호를 이용해 연락을 시도하는 등 집요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 모든 행위는 피해 여성에게 극심한 불안감과 공포를 안겼고, 스토킹 혐의까지 더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변호사들 "통매음·스토킹 가능성↑...개인정보법은 쟁점"
법률 전문가들은 통신매체 이용음란(통매음)과 스토킹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태강 고재영 변호사는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성적인 영상을 전송했기에, (통매음은) 높은 확률로 성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호안 조선규 변호사 역시 "갑작스럽게 성관계 영상을 전송한 사정은 (성적) 목적 인정에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다"며 남성의 '친근한 표현'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봤다.
스토킹 혐의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성립 가능성을 높게 봤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연락 중단을 요구했음에도 본인 또는 제3자를 통해 반복적으로 연락을 시도한 경우에는 스토킹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자친구를 동원한 점에 대해 법무법인(유한) 안팍 오정석 변호사는 "질문자님은 이를 지시한 스토킹 교사 혐의가 성립될 여지가 크며, 여자친구 역시 스토킹 범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논란이 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조선규 변호사는 "개인적으로 알게 된 전화번호를 공개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상 처벌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수 변호사들도 개인정보보호법이 주로 업무상 개인정보를 다루는 '개인정보처리자'를 규율하기에, 사적으로 알던 번호를 전달한 것만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피해자의 전화번호를 당사자 동의 없이 여자친구에게 제공한 행위는, 제3자 제공 제한 규정에 저촉될 수 있다"며 구체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합의금 너무 크다" 버티면? "벌금으로 안 끝나...합의가 필수"
남성은 피해자가 제시한 합의금이 너무 크다며 부담을 토로했지만, 전문가들은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은 개정으로 반의사불벌 조항이 삭제되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수사와 처벌이 그대로 진행될 수 있다"면서도 "합의는 처벌을 막는 수단이라기보다 기소 여부와 양형을 좌우하는 변수"라고 설명했다.
처벌 수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경고가 잇따랐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질문자님 사안은 단순 벌금형으로 종결되기 어려우며, 처벌 시 신상정보 등록이나 취업 제한 등 엄중한 보안처분이 수반될 수 있어 피해자와의 합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정석 변호사 역시 "단순히 벌금을 내고 끝내겠다는 생각보다는 전과가 남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목표로 반드시 합의에 임하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합의금 협상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직접 접촉하는 대신, 변호사를 통해 형사조정 절차 등을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