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 새 아파트의 저주, 이사 첫날부터 정신과 약... 매도인 '몰랐다' 한마디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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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 새 아파트의 저주, 이사 첫날부터 정신과 약... 매도인 '몰랐다' 한마디에 끝?

2026. 04. 07 14: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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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 목욕탕 보일러 소음에 불면증... 법조계 "객관적 소음 측정치가 승패 가를 것"

새 아파트 입주민이 아래층 보일러실 소음으로 고통받는 경우, 매도인에게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부산 해운대의 새 아파트로 이사한 첫 주말, 꿈에 그리던 보금자리는 '웅'하는 정체불명의 소음과 함께 악몽으로 변했다. 원인은 아래층 공용 목욕탕 보일러실의 저주파 진동.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되며 정신과 약까지 먹게 된 입주민은 매도인에게 책임을 묻고 있지만, '실거주 안 해 몰랐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법조계는 매도인이 몰랐더라도 책임을 져야 하는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면서도, 승소를 위해서는 '참을 수 없는 소음'임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 확보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사 첫날 새벽 5시, 정적을 깬 '지옥의 소음'


A씨의 불행은 부산 해운대 아파트에 입주한 2026년 3월 27일 직후에 시작됐다. 이사 후 첫 토요일 새벽 5시 10분경, 그는 세대 전체를 울리는 '웅~'하는 저주파 소음과 진동에 잠에서 깨야 했다.


집안의 모든 가전기기를 끈 채 소리의 근원을 추적해 보니, 범인은 바로 아래층 공용 커뮤니티 시설인 목욕탕 보일러실이었다. 기계 진동이 건물 골조를 타고 침실까지 그대로 전달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A씨의 수면권은 완전히 박탈됐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신경쇠약으로 결국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 처방을 받는 신세가 됐다. A씨는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헌법상 보장된 생존권과 주거권이 심각하게 침해된 상태”라고 토로했다.


"몰랐다"는 매도인, "중단은 불가" 관리사무소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았다. 관리사무소 직원은 A씨와 함께 현장을 확인하며 보일러실이 소음의 근원지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개선을 위해 노력은 하겠으나 목욕탕 운영 중단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조치 후에도 완벽한 소음 차단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집을 판매한 매도인은 한술 더 떴다. 그는 "실거주를 하지 않아 그런 하자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만 반복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구체적인 확인 없이 중개를 진행한 부동산 중개인 역시 난감하다는 태도를 보일 뿐이었다.


법조계 "매도인 '몰랐다'는 변명 안 돼... 계약 해제는 신중해야"


법률 전문가들은 매도인의 주장이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법 제580조에 명시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매도인의 고의나 과실이 없어도 성립하는 '무과실 책임'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랜드로 신지수 변호사는 "매도인이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법적으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자담보책임은 무과실 책임"이라고 잘라 말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 역시 "매도인의 선의·무과실과 무관하게 하자담보책임은 성립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A씨가 원하는 계약 해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이푸름 법률사무소의 이푸름 변호사는 "계약 해제는 요건 충족이 비교적 엄격합니다"라고 지적하며, 대신 방음 공사비 등 손해배상이나 매매대금 감액 청구가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승소의 열쇠, '정신과 진단서' 아닌 '소음 측정 보고서'


변호사들은 이 사건의 승패를 가를 핵심으로 '객관적 증거'를 꼽았다. A씨가 받은 정신과 진단서와 약물 처방 기록은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지만, 소음 자체가 법적으로 '참을 수 있는 한도(수인한도)'를 넘었다는 점을 직접 증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는 "현재 진단서와 약물 복용 사실은 피해 정도를 뒷받침하는 자료로는 의미가 있으나, 소음 자체의 위법성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합니다"라고 설명하며 "전문 측정업체를 통한 저주파·진동 측정 결과가 사실상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반드시 소음·진동 측정 결과가 필요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결국 소음의 고통 속에서 법적 싸움까지 준비해야 하는 A씨의 기나긴 싸움은, 이제 전문 업체의 소음 측정기 앞에서 그 첫 단추를 꿰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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