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땅"이라며 페인트통으로 주차 막은 회사…정말 주차하면 안 되나?
"우리 회사 땅"이라며 페인트통으로 주차 막은 회사…정말 주차하면 안 되나?
일방통행 도로에 '주차금지' 푯말…알고 보니 불법 도로 점용, 과태료 대상

회사나 상점이 도로에 장애물을 놓고 전용 주차 공간처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며, 개인이 설치한 주차금지 표시는 효력이 없다. / AI 생성 이미지
직장인 A씨는 회사 근처 빌라 단지 골목길에 주차하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한 회사 관계자가 나타나 "우리 회사 사람이 주차해야 하니 주차하지 말라"며 A씨를 막아선 것이다.
그는 A씨가 주차하려던 곳이 자기 회사 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가 보기엔 문 앞을 가리는 것도 아니고, '일방통행'이라고 쓰인 평범한 도로였다. 심지어 그 회사 앞에는 페인트통에 '주차금지'라고 쓴 자체 제작 푯말까지 놓여 있었다.
회사 앞 도로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의 주차를 막을 권리가 있을까? 또, 도로에 마음대로 페인트통을 놓고 주차를 금지하는 행위는 문제가 없을까?
'우리 회사 전용 주차공간'…도로 위 페인트통의 정체
A씨의 사례처럼 상점이나 회사가 앞도로를 자신들의 전용 주차 공간처럼 사용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라바콘이나 물통, 페인트통 같은 장애물을 이용해 다른 차량의 주차를 막는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이런 행위가 불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자신의 회사 앞 도로라고 하여 페인트통을 두고 주차금지를 써 놓는 행위는 불법 적치물 설치와 불법 도로 점거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도로의 정차·주차를 금지하는 표시는 시·도경찰청장 등 권한 있는 기관만 설치할 수 있다. 개인이 임의로 설치한 '주차금지' 표시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
오히려 도로 위에 장애물을 놓아 교통을 방해하는 행위는 도로교통법 위반이나 일반교통방해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일반 도로 위에 페인트통을 두고 주차금지를 써 놨다면, 이러한 행위는 도로교통법 위반이나 교통방해죄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방통행 도로가 사유지' 주장,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회사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일방통행' 표지가 설치된 도로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관리하는 공도(公道)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도로'는 불특정 다수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를 포함한다. 설령 토지대장상 소유주가 회사라 하더라도, 이미 일반 대중의 통행에 사용되고 있다면 소유권을 마음대로 주장하기 어렵다.
다만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도로라도 간혹 사유지인 경우가 있다"며 실제 현장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관할 구청에 문의해 해당 도로가 사유지인지 공도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반향의 유선종 변호사는 "도로가 정말 사유지인지 여부는 관할 구청에 문의해야 확실히 알 수 있다"며 "만약 사유지가 아닐 경우 불법 도로 점거 행위로 과태료의 대상이 된다"고 조언했다.
만약 해당 도로가 공도로 확인되면, A씨는 법으로 정해진 주차금지 구역(소방시설 5m 이내,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등)만 아니라면 자유롭게 주차할 수 있다. 회사의 '자체 제작' 주차 금지 표시는 따를 의무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