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억 빨아먹고 “끌려왔다” 쇼…경찰, 휴대폰서 ‘진술 대본’ 발견
76억 빨아먹고 “끌려왔다” 쇼…경찰, 휴대폰서 ‘진술 대본’ 발견
캄보디아 돈세탁 일당 12명 검거
허위 진술 대본이 '반성 없음' 입증

철옹성 같은 캄보디아 범죄 단지 / 연합뉴스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 거점을 둔 주식리딩·노쇼 사기 조직의 자금 세탁에 가담했던 내국인 12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석 달간 피해자 84명으로부터 76억 원을 가로채는 데 핵심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검거된 A씨 등 12명은 지난 3월부터 석 달 동안 캄보디아 태자단지에서 주식리딩 및 노쇼 사기 범죄 단체가 피해자들의 돈을 가로챌 수 있도록 대포통장과 코인 계정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금 세탁 총책으로 활동했으며, 나머지는 통장 제공을 알선하거나 실제로 제공한 이들이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여행을 갔다가 범죄 단지에 끌려가 사기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다"며 자신들도 범죄 조직에 속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압수한 이들의 휴대전화에서 '경찰 진술용 대본'이 발각되면서 이들의 거짓말은 모두 들통났다. 이 대본은 붙잡힐 때를 대비해 미리 짜 놓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다.
수사기관 기만 시도, '죄질 불량' 결정타... 형량 가중 피할 수 없다
피의자들이 사전에 '경찰 진술용 대본'을 준비하고 허위 진술을 시도한 행위는 단순히 진실을 부인하는 것을 넘어, 수사기관을 기망하여 사법 절차를 방해하려는 계획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이러한 행위는 법적 처벌의 강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별도 범죄 성립 가능성은?
허위 진술 대본 준비 행위가 별도의 범죄로 이어질지는 사안에 따라 다르다.
- 증거인멸죄: 형법은 자기 또는 친족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인멸은 처벌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의자들이 자신들의 사건을 위해 대본을 준비한 것만으로는 증거인멸죄가 성립하기 어렵다. 그러나 만약 이들이 다른 공범들을 위해 허위 진술 대본을 준비하고 공모했다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인멸'에 해당하여 증거인멸교사죄 또는 증거인멸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
- 위증죄: 위증죄는 법정에서 선서를 하고 허위 진술을 했을 때 성립한다.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선서 없이 이루어지므로, 이 단계의 허위 진술만으로는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형량 가중에 미치는 결정적 영향
별도의 범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허위 진술 대본을 미리 준비한 사실은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것)에 있어 매우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된다. 법원은 형법 제51조에 따라 '범행 후의 정황'을 중요한 양형 조건으로 고려하며, 이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 반성의 태도 부재: 경찰을 속이려 한 행위는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법질서를 경시하는 태도로 평가되어, 양형기준상 '반성 없음'이라는 특별 양형 가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 범행 후 정황의 불량성: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수사를 방해하려 한 시도는 죄질을 더욱 불량하게 만들어 형을 가중하는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된다.
- 집행유예 가능성 감소 및 실형 가능성 증가: 범행 후 태도가 불량한 경우, 법원은 실형 선고의 필요성을 더 크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일 때 집행유예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들은 유리한 정상을 인정받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경찰 진술용 대본' 발각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하고 반성하지 않는 불량한 태도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가 되며, 이는 이들의 형량이 상당히 가중되고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을 높이는 치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