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카드빚 갚았더니 '빚더미 상속'?…천만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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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카드빚 갚았더니 '빚더미 상속'?…천만의 말씀

2026. 04. 24 10:4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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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으로 갚았다면 '단순승인' 아냐, 3개월 내 포기 가능

사망한 부모의 카드 빚을 상속인이 자신의 돈으로 대신 갚은 경우, 상속재산 처분이 아니기에 '단순승인'으로 보지 않는다. / AI 생성 이미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날아온 카드사 독촉장. 급한 마음에 '내 돈'으로 대금을 막아 줬다가, 아버지의 모든 빚을 떠안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이 행위가 재산과 빚을 모두 물려받는 '단순승인'에 해당할까?


다행히 법률 전문가들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상속 포기를 위한 '3개월'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마지막 기회를 잡는 법을 파헤쳤다.


카드사 독촉에 덜컥…'내 돈'으로 막은 아버지 빚


최근 아버지를 여읜 A씨는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카드사로부터 독촉 연락을 받았다. 아버지가 남긴 신용카드 대금 결제일이 다가왔으니 계좌로 이체해 달라는 것이었다.


경황이 없던 A씨는 상속 문제를 결정하지도 못한 채, 급히 자신의 돈으로 대금을 치렀다. 하지만 이체 버튼을 누른 직후, 그는 거대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고인의 빚을 갚은 행위가 빚까지 모두 상속받는 '단순승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혹시 이런 경우에 단순승인으로 간주되나요? 제가 상속 포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라며 법률 전문가들의 문을 두드렸다.


핵심은 '돈의 출처'…'상속재산'이 아니면 포기 가능


A씨의 질문에 대부분의 변호사는 '상속포기가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핵심은 '돈의 출처'다.


민법상 상속인이 상속을 단순하게 수락한 것으로 보는 '단순승인'은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했을 때 간주된다. A씨처럼 아버지의 재산이 아닌 '자신의 고유재산'으로 빚을 갚은 것은 상속재산을 처분한 것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의지 변호사(법률사무소 엘엔에스)는 “이는 상속재산을 처분한 것이 아니라, 제3자로서 채무를 대위변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 역시 “질문자님의 아버지의 신용카드 대금을 본인의 돈으로 변제한 행위만으로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지는 않습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놓치면 끝 '3개월의 골든타임', 지났다면 해석 달라져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3개월'이라는 시간의 무게다.


상속포기는 상속 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만 효력이 있다. 만약 이 기간을 놓쳤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김솔애 변호사(법무법인 창세)는 “만약 이미 상속 개시 후 3개월이 지난 경우엔 상속을 포기할 수 없게 될 수 있으며, 채무 변제가 이루어진 사실은 상속 승인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상속포기를 원할 경우 신속히 법적 절차를 진행하시길 권장드립니다”라고 조언했다.


3개월의 기간이 지났을 때는 채무 변제 행위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김경태 변호사는 A씨의 경우 카드사 독촉에 의한 '긴급한 필요에 의한 채무 변제'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이며 법적 대응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내가 낸 돈, 돌려받을 수 있나?…'부당이득' 청구해야


A씨가 무사히 3개월 내에 상속포기 신고를 마쳤다면, 이미 낸 돈은 어떻게 될까? 이 역시 돌려받을 길이 있다.


심규덕 변호사(법무법인 심)는 “납부한 카드대금은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속포기가 수리되면 A씨는 법적으로 채무와 무관한 사람이 되므로, 카드사는 법적 근거 없이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속포기 신고 후 법원의 결정이 날 때까지 고인의 예금을 인출하거나 부동산을 처분하는 등, '상속재산 처분행위'로 오해받을 만한 행동을 일절 해서는 안 된다. 찰나의 실수가 빚의 굴레를 영원히 벗어날 기회를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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