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8개월 만에 파혼, 내가 낸 결혼비용·혼수값 다 돌려받을 수 있나요?
결혼 8개월 만에 파혼, 내가 낸 결혼비용·혼수값 다 돌려받을 수 있나요?
남편은 전세보증금, 아내는 예식·혼수 100% 부담…성격차이로 사실혼 파기 시 재산 정산법

사실혼 관계 해소 시 재산 분할은 지출의 법적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작년 연말 결혼식을 올리고 8개월간 남편과 함께 살았다.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였다.
결혼을 준비하며 A씨는 예식 비용과 혼수 가전을 100% 부담했고, 남편 B씨는 신혼집 전세 보증금을 100% 부담했다.
하지만 성격 차이로 관계를 정리하기로 하면서 A씨는 고민에 빠졌다. 결혼을 위해 쓴 돈은 어떻게 되는 걸까? 남편과 함께 모은 적금은 정확히 반으로 나눌 수 있을까?
썼다고 다 같은 돈 아니다…결혼비용·혼수·적금, 법적 성격 달라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지출한 돈이라도 그 성격에 따라 돌려받을 수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변호사들은 사실혼 관계를 정리할 때 재산 문제를 따지려면, 각 지출이 ‘이미 써서 없어진 돈(소비 비용)’인지, ‘현재 남아있는 물건(재산)’인지, ‘둘이 함께 모은 돈(공동재산)’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정산은 ‘누가 결혼비용을 더 냈는지’보다 각 지출이 이미 소비된 비용인지, 현재 남아 있는 물건인지, 공동생활 중 형성된 재산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며 “예식비용·혼수가전·적금·전세보증금을 한꺼번에 맞바꾸듯 계산하면 오히려 핵심이 흐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혼식 비용은 ‘소비’, 혼수 가전은 ‘내 소유’
변호사들은 결혼식 준비비용은 이미 소비된 비용이므로 돌려받기 어렵다고 봤다.
탄탄 이수천 변호사는 “결혼식 비용은 이미 소비된 비용이므로 단순한 성격 차이로 사실혼이 해소된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에게 일정 비율을 돌려받기는 일반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도 사실혼 관계가 8개월 정도 지속됐다면 결혼식 비용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기는 어렵다.
법원은 부부 공동체 생활이 자리 잡기 전인 ‘아주 짧은 기간’ 안에 관계가 파탄난 경우에만, 예식 비용을 무의미한 지출로 보고 배상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A씨가 구매한 혼수 가전은 돌려받을 수 있다. 이는 비용의 반환이 아니라 물건의 소유권 문제이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는 “혼수 가전은 의뢰인님이 구입한 물건이므로 소유권이 의뢰인님께 있고, 사실혼 해소 시 그대로 회수하면 된다”고 말했다.
법원 역시 혼수품은 구입한 사람의 소유이므로, 상대방이 점유하고 있다면 소유권에 따라 물건 자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본다.
함께 모은 적금은 ‘공동재산’…무조건 50대 50은 아니다
결혼 후 두 사람이 월급을 모아 만든 적금은 재산분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혼 관계에서도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관계가 끝나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무조건 50대 50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호안 조선규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공동계좌에서 동일 금액으로 납입되었고, 생활비도 비슷하게 부담했다는 자료가 정리되면 50 대 50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한쪽이 납입의 대부분을 부담했거나, 다른 쪽이 생활비 전반을 부담해 상대의 저축 여력을 만들어준 사정이 있으면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편 B씨가 100% 부담한 전세보증금은 원칙적으로 B씨의 고유재산(특유재산)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결혼 비용과 혼수를 모두 부담한 점 등 각자의 기여 방식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분할 비율을 정할 수 있다.
법적으로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청구는 관계가 끝난 날로부터 2년 안에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