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켰어요" 1년 전 용서받은 위치추적, 이별 통보에 '피고인'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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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서 켰어요" 1년 전 용서받은 위치추적, 이별 통보에 '피고인' 된 남자

2025. 09. 22 10:2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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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없었음과 화해 사실 입증이 관건…전문가들 "기소유예 목표 대응 조언"

A씨가 1년 전 용서받은 옛 연인의 위치추적 앱을 다시 켰다가 법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됐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1년 전 용서받은 위치추적, 이별 후 '고소장'으로…법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1년 전, 그는 연인에게 용서받았다. 그리고 오늘, 그는 같은 일로 고소당했다. 헤어진 연인에게 1년 전 위치추적 앱을 몰래 켠 일로 피소된 한 남성의 사연이다. 이미 사과하고 용서받은 뒤 1년간 관계를 이어왔지만, 이별은 과거의 잘못을 법의 심판대에 다시 세웠다.


호기심이 부른 균열, '걱정'이라는 이름의 감시


사건의 시작은 2024년 1월, A씨와 그의 연인이 나눈 사소한 대화였다. 연인 간 위치추적에 대해 “상관없다”는 이야기가 오갔고, 둘은 호기심에 위치추적 앱을 설치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별 의미가 없다고 판단, 서로 사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평온했던 두 사람의 신뢰에 균열이 생긴 것은 그 직후였다. A씨는 연인이 새로 취직해 바쁘게 돌아다니자 걱정되는 마음에 몰래 앱을 다시 활성화했다. 그는 “어떤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라, 순수하게 걱정되는 마음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연인에게 A씨는 즉시 사과했고, 두 사람은 화해한 뒤 1년 넘게 교제를 이어갔다. 그러나 2025년 6월경 두 사람이 헤어지면서, 잊혔던 과거는 ‘고소장’이라는 이름으로 A씨의 현실이 되었다.


'용서'는 법적 효력 없나…동의 철회 후 재활성화의 무게


연인 간의 화해는 법 앞에서 얼마나 힘을 가질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행위가 법에 저촉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위치정보보호법 제15조 1항은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위치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어길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무법인 쉴드의 임현수 변호사는 “처음에는 상대방의 동의가 있었으나, 중단하기로 합의한 이후 재활성화한 행위는 법적으로 동의 없는 위치정보 수집에 해당할 수 있다”고 명확히 했다. 즉, ‘사용 중단 합의’는 최초의 동의를 철회한 것으로 해석되기에, 그 이후의 모든 무단 활성화는 법 위반이 된다는 의미다.


'걱정'과 '화해', 처벌 수위 낮출 최후의 카드


그렇다면 A씨는 처벌을 피할 수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A씨에게 유리한 정황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사팀장 출신인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조사 과정에서 최초 설치는 상호 합의였다는 점, 재활성화는 순수하게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점, 발각 즉시 사과하고 1년 이상 정상 관계를 유지한 점, 그리고 악의적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진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화해 후 1년간의 관계 유지’는 중요한 감경 요소다. 김경태 변호사는 “헤어진 후 고소한 시점을 고려할 때, 고소 동기가 순수한 법익 침해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 이별 후 감정적 대응일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씨가 가진 유일한 증거인 ‘화해 후 함께 찍은 사진’ 역시 당시 용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정황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최선의 결과 '기소유예',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이 사건에서 A씨가 노릴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기소유예’ 처분이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는 인정되나 범행 동기, 수단, 결과, 정황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결정이다.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아 사실상 '마지막 선처'를 받는 셈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1차적으로는 기소유예를, 여의치 않을 경우 2차적으로는 최소한의 벌금형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전략을 제시했다. 다만 그는 “본인이 직접 정상참작을 주장하다 보면 변명으로 비쳐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며 전문가의 조력을 통해 법리적으로 접근할 것을 경고했다.


한때 사랑했던 연인 간의 신뢰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 비화한 이번 사건은, 디지털 시대의 사랑과 감시, 그리고 용서의 유효기간에 대해 씁쓸한 교훈을 남긴다. 걱정이라는 이름의 행동이 법의 경계를 넘었을 때, 과거의 용서가 현재의 고소 앞에서 얼마나 힘을 가질 수 있을지 법원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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